▲화원유원지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강정보 4대강 홍보관 디아크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
박동인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 보 중에서 가장 화려한 보인 강정보와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를 바로 코앞에 두고 유람선이 하나 들어온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이다. 잘 정비된 인공의 수변 환경에 다양한 뱃놀이라, 지난 MB 정부 시절 4대강 사업 홍보 방송에서 자주 보이던 모습이 아닌가.
그러나 홍보 방송의 그런 장면은 실제 4대강엔 없다. 해마다 봄만 되면 나타나는 심각한 녹조 현상과 물고기 떼죽음, 최근에는 기생충 창궐까지. 이 모든 생태 환경의 변화가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러니 이런 4대강에서 무슨 뱃놀이를 할 마음이 나겠는가?
그러나 역발상의 힘인지,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인지, 아니면 악수를 둔 것인지 모르겠지만 대구 달성 군수는 유람선 사업을 강행했다. 그에겐 심각한 녹조 현상인 이른바 '녹조라떼'도 보이지 않고, 해마다 겨울이면 찾아오는 흑두루미 같은 희귀한 철새들도 보이지 않는가 보다.
대구 달성군은 '독성 남조류 때문에 승객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에 녹조 현상이 극심해지는 한여름과 철새가 찾아오는 겨울철에는 유람선 운항을 자제해달라'는 환경 단체의 요구도 묵살한 채 뱃놀이 사업을 강행했다.
게다가 달성군은 지난 2014년 8월에 시작된 뱃놀이 사업(유람선)을 2015년 10월엔 쾌속선 사업으로까지 확대했다. 그리고 올해 4월 2일엔 강정보 앞까지 계류장을 설치해 뱃놀이 사업을 점점 확장하려 하고 있다.
생태계 교란하는 뱃놀이 사업 vs. 습지와 멀어 문제 없다 뱃놀이 사업은 화원유원지에서 출항하여 강정보 앞에서 회항해 다시 화원유원지를 가는 코스에서, 강정보 앞의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 아래까지 와서 새로운 손님을 태우고 화원유원지를 지나 옥포면까지 9km를 운항하는 코스로 경로가 변경됐다.
이것이 지난 4월 2일 '낙동강 살리기 대책위'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달성군의 사업 추진을 비판한 이유다. 기자회견 참가자는 "달성군은 달성습지 생태계 교란하는 뱃놀이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흑두루미 내쫓는 달성군을 규탄한다"라고 함께 외치면서 유람선 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비판이 일자 김부섭 달성군 부군수는 지난 3월 3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디아크가 모래톱에서 100m보다는 훨씬 많이 떨어져 철새들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 유람선의 운항코스도 습지와는 멀다. 습지 주변에는 배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소음 등의 피해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숙자 대구환경운동연합 교육국장은 "그것은 달성군의 자의적 해석"이라며 "유람선 운항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유명한 철새도래지 옆으로 유람선을 운행한다면 세계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큰배가 움직이는 동선과 그 자체 소음들이 철새들의 교란행위가 되고, 특히 흑두루미가 도래하는 바로 인근에 선착장을 설치한다는 것은 생태 무지의 행정이다" 달성습지, 대구시는 보호하고 달성군은 교란시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