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은 전국 광역시도당 유일하게 두 당의 야권연대에 합의했다. <시사인천 자료사진>
한만송
인천이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임이 또 다시 입증됐다. 인천에서 이긴 정당은 전국 선거에서도 이겨왔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압승했다. 전국 민심이 인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160석 이상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122석을 얻는 데 그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123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졌다.
더민주는 호남에서 패했지만,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서 절반 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오세훈 후보가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더민주 후보에게 크게 패하는 등 좋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조국 서울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SNS에 "수도권 유권자의 전략적 투표 동참이 야권 분열이라는 구조의 규정력을 돌파했다"고 분석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러한 전국 민심이 인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구와 남동구에서 야권 후보 세 명이 당선됐다. 재선 의원인 새누리당 이학재 후보만이 서구갑에서 더민주 김교흥 후보를 이겼다. 두 후보의 득표율 차는 6.22%포인트다.
"더민주, 정의당에 빚져…후보단일화 위력 발휘"인천 전체 선거구 13개 중 7곳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우선 야권 강세지역인 계양갑ㆍ을, 부평을에서 야권이 승리했다. 계양갑에서 더민주 유동수 후보는 득표율 43.48%(3만 1080표)로 36.68%(2만 6218표)를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 오선규 후보를 눌렀다. 계양을에선 3선 의원이며 인천시장 출신인 송영길 후보가 득표율 43.29%(3만 5197표)로 새누리당 윤형선(31.26%) 후보를 크게 이겼다.
또한 남동갑ㆍ을과 서구을에서도 더민주 후보가 당선됐다. 남동갑에서 박남춘(50.58%) 후보는 '낙하산 공천'으로 출마한 새누리당 문대성(33.15%) 후보를 크게 이겼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선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였지만, 개표 결과 득표율은 17.43%포인트 차이가 났다.
남동을에선 재선에 도전한 더민주 윤관석 후보가 경기도교육감선거에 출마했던 새누리당 조전혁 후보를 크게 눌렀다. 조 후보는 4만 9850표(41.82%)를 얻은 반면, 윤 후보는 6만 6136표(55.49%)를 얻었다.
서구을에선 4전5기 도전 끝에 더민주 신동근 후보가 5선의 황여우 후보를 이겼다. 신 후보는 4만 5841표(45.84%)를 얻어 3만 7909표(37.91%)를 얻는 데 그친 황 후보를 이겼다.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지역구를 변경해 출마한 황 후보에게 지역 유권자들이 회초리를 든 셈이다.
인천에서 더민주가 약진할 수 있었던 힘은 정의당과 후보단일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몇몇 선거구의 득표율 격차는 1%포인트도 되지 않았다.
더민주 인천시당 핵심 관계자는 "더민주가 정의당에 큰 빚을 진 것"이라며 "인천에서 더민주가 약진할 수 있었던 힘은 정의당과 연대였다. 정의당 지지표까지 결집하고, 수도권에 바람이 불어 인천에서 더민주가 약진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