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민심의 무서움을 깨닫는다"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심의 무서움을 깨닫는다"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경제실패 책임을 준엄하게 심판했다"고 말했다.
남소연
그 힘은 바로 20대에서 50대 초반까지의 세대가 보여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 의지였다.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후퇴를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간절함이 더민주를 이번 총선에서 승리토록 한 원동력이다.
이번 총선을 통해 더민주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부산에서 5석, 경남에서 3석 그리고 대구에서마저 1석을 얻을 수 있던 것도 결국은 2040세대의 힘이었다. 부산, 경남, 대구, 울산, 강원에서 더민주와 무소속이 당선된 지역은 모두 젊은 세대 비율이 높은 지역이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세대 구도가 지역 구도를 능가했다. 전국의 거의 모든 지역에서 2040세대는 문재인을 지지했고, 5060세대는 박근혜를 지지했다. 그러나 예외 지역 두 곳이 있었다. 호남과 대구·경북이 그곳이었다.
호남은 모든 세대가 문재인을 지지했고, 대구·경북은 모든 세대가 박근혜를 지지했다. 2012년 당시 출구조사에 따르면, 호남은 2040세대(90~95%)는 물론 50대(90%)와 60대(85%)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50대(90%), 60대(95%)는 물론 2040세대에서도 70%가 박근혜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는 호남과 대구·경북에서도 세대균열이 발생했음을 보여줬다. 호남에서 2040세대는 더민주를 지지했고, 5060세대는 국민의당을 지지했다. 대구·경북에서도 5060세대는 새누리당을 지지했지만 2040세대는 더민주와 무소속을 지지했다. 이제 한국정치에서 세대구도가 주요 균열이 되었고, 지역구도는 부차적인 균열로 밀려났음을 알 수 있다.
2040세대가 야당을 지지하고, 60대 이상 세대가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몇 년 전부터 일관된 흐름이었다. 그런데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그 이후 보궐선거와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패했던 야권이 이번에 극적인 승리를 하게 된 다른 요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간절함의 크기'였다. 이전에 기고한 기사(
현실화된 야권 궤멸, 이제는 간절함에 달렸다)에서 더민주 지지자들과 2040세대 유권자들의 적극적 투표 의지가 드러난 여론조사 결과에 주목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간절함이 역사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간절함이 크면 그것은 확산되고 전염된다. 그 힘으로 역사는 만들어졌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선거의 기본원리는 간절함이 큰 쪽이 이긴다는 것이다."총선 전 여론조사는 더민주 지지자들과 2040세대의 적극적 투표 의지를 보여줬다. 예를 들면, 리얼미터가 3월 28~30일 조사한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참조)에서 정당별 적극적 투표의향 비율(평균 56.9%)은 ▲더민주 76.8% ▲정의당 63.3% ▲새누리당 51.9% ▲국민의당 49.6%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