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익 남구 평생학습관 교육지원팀장
김영숙
"새 학기가 되고 학교에서 목공예체험을 하고 싶다는 연락이 많이 와요.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얼마 없잖아요. 센터가 생기고 문의전화가 많이 옵니다. 특히 목공예는 친환경적이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사람들이 좋아합니다."목재문화진흥회에서 운영하는 목공교실이나 강원도 인제·양양 등에 있는 대규모 목공체험장도 있지만, 대부분 도심을 벗어나거나 방문객들을 상대로 해 일회적인 체험프로그램이 많다.
이곳 센터는 도심지에 있어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강습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실력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부평구청소년수련관에서 목공 관련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최근 인천대공원에서도 센터와 비슷한 목공체험장 건립 계획이 있다. 창작공방과 센터를 만든 계기와 과정이 궁금했다.
"남구는 전형적인 구도심 지역입니다. 2010년께 인천에서 개발 붐(boom)이 일었을 때 이곳도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어요. 그러나 세계금융시장도 불안하고 개발 거품이 빠지면서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됐다가 가장 많이 취소된 곳이 남구였습니다. 당시 재개발 문제로 주민 갈등이 심화됐고 허탈해했죠. 국가나 시정부가 대안으로 원도심 활성화나 환경개선 등으로 정책목표를 전환할 시기였습니다."
남구는 2013년 국토부 사업공모에 센터 설립·운영을 응모했고, 그게 선정돼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마을공동체 만들기, 주민이 주인으로 나서야 가능여러 지방정부에서 다양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사업을 했다. 성공한 사례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초기의 성과가 빛바랜 경우도 많았다. 대부분 유지가 안 돼서다. 센터는 어떨까?
"2014년 10월에 숭의목공예마을협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센터 건물만 짓는다고 지속성이 생기는 게 아니니까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마을을 개선하고 상가를 활성화해보자고 지혜를 모은 거죠. 목공 상인들을 모아서 취지를 설명하니까, 반응이 좋더라고요. 이분들이 센터 건물을 설계하는 데도 참여하고 꽃을 심고 텃밭을 만드는 마을환경개선사업과 센터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센터의 운영주체인 거죠."남구 숭의동 124번지 일대의 숭의목공예거리는 1990년대 초반 조성됐다. 동구 배다리에 있던 목공 상인들은 도로 확장으로 쫓겨나게 되자 자연스레 임차료가 저렴한 이곳으로 몰렸다. 톱밥과 먼지가 날리는 이곳이 지저분하게도 느껴졌지만 남구에서는 중요한 자원이라고 판단했다.
"목재가구나 소품 등, 기성품이 많은 시대에 대단위로 맞춤 제작하는 곳이 모여 있는 데가 없잖아요. 어떻게 수익을 창출하는지 알아봤더니, 전국적으로 주문을 받고 있더라고요. 목공소 상인들이 적게는 20년에서 많게는 40여 년의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었습니다."목공예거리가 조성된 상가 뒤편에는 눈에 안 띄는 작은 규모의 집들이 오랫동안 마을을 이뤘다. 그러나 이곳 또한 경인선 복선화로 철로를 확장하느라 주택을 철거하고 공터를 없애 마을이 축소됐다.
남구는 국토부 공모사업 콘셉트에 맞게 '도시 활력을 증진'하는 '지역개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곳 목공예거리를 주목했고, 센터를 만든 것이다.
이 팀장은 "상인들은 수익을 창출하고, 마을은 환경이 개선되고, 이곳을 모르는 인천시민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만들자는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했다.
이 사업은 센터 건립과 마을환경개선 사업까지 포함해 예산 22억6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공동작업장·공동장비 등, 마을공동체 시험가동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