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이틀째 산재사망사고, 올들어 다섯번째

등록 2016.04.19 13:57

수정 2016.04.19 15:26

[기사 보강: 19일 오후 3시 15분]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또 죽었다. 18일에 이어 19일에도 산재사망사고가 났는데, 올해만 벌써 다섯 번째다.

19일 오전 11시 30분경 현대중공업 선실생산1부 A3셀타장 앞에서 5톤 지게차가 지프크레인 블록 탑재를 하고 있는 이아무개(지프크레인 신호수)씨를 치고 지나갔다. 결국 이씨는 이날 낮 12시10분경 사망했다.

하루 전날에도 산재사망사고가 있었다. 18일 오전 8시 50분경,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 소속 30대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건설장비조립부에서 일하던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노아무개(36)씨가 협착돼 사망했다.

노씨는 건설장비 조립2공장에서 굴삭기의 엔진 덮개와 붐대(팔 부분) 사이에 끼었다. 당시 다른 사내하청업체 소속 굴삭기 운전사가 노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붐대를 들어 올리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18일 작업하는 사내하청업체 노동자가 협착 사고로 사망했다.현대중공업노조

노씨는 급히 울산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고, 치료를 받다가 이날 오후 4시 50분경 숨을 거두고 말았다. 노씨는 지난 2014년 5월 사내하청업체에 입사했고, 미혼으로 현재 반장직을 맡아 왔다.

현대중공업에서는 계속해서 산재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현대중공업 2야드 도장 1공장에서는 송아무개(45)씨가 작업하다 고소차 바스켓과 컨테이너 스툴 사이에 끼어 숨졌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 3월 사내하청직 서아무개(44), 2월에는 정규직 조아무개(31)씨가 산재사고로 사망했다. 올해 들어 이 공장에서는 정규직 1명, 비정규직 3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지난해에도 사내하청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산재 사고가 끊이지 않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2014년 현대중공업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했고, 과태료 10억 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번 사고는 지난 2월 해양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발생한 사망사고와 원인이 비슷하다. 앞과 뒤 공정 사이에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혼재 작업이 이뤄진 것"이라며 "건설장비조립부는 이전부터 산업재해와 관련해 문제가 많았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산업재해를 감추고 편법으로 진행하는 부서의 관행과 문제점을 지적해도 고치지 않는 안전불감증은 더 큰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회사는 이번 중대 재해가 산재은폐와 여러 잘못에서 비롯된 사고임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 촉구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관계자는 "산재 사고에 대해 조사 중이고 검토를 해서 작업중지 등 조치를 내릴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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