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위해 현수막을 걸고 있다. 어버이연합 사무실 곳곳에 이승만, 박정희, 박근혜 사진이 내걸려 있다.
권우성
"XX놈들, 왜 우리한테만 그래?" "나라 좀먹는 빨갱이들 취재는 왜 안해!"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기자들을 향해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
앞서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은 이곳에서 청와대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이 어버이연합의 친정부 집회를 지시하거나 돈을 대줬다는 의혹에 해명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1시간 동안 자신의 입장을 되풀이하자, 기자들은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추선희 사무총장은 "기자들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퇴장해, 기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기자들이 답변을 듣기 위해 추 사무총장을 따라 나서자, 사무실에 있던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일제히 기자들을 향해 욕설과 막말을 쏟아냈다. 이들은 "종북좌파 언론단체들이 왜 여기서 이러느냐", "불그스름한 마음과 손을 가진 기자 놈들은 나가라"고 몰아붙였다. 결국 기자들은 해명을 듣지 못한 채 사무실 바깥으로 나왔다.
"전경련 지원금은 어르신 무료급식에 썼다"이날 어버이연합 사무실에 수십 명의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벧엘복지재단 계좌 입출금 내역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서다. 전경련은 2014년 9·11·12월에 이 재단 계좌에 총 1억2000만 원을 입금했고, 추선희 사무총장 등이 이 돈을 빼갔다.
당시는 어버이연합이 여러 차례 친정부·친기업 집회를 열었던 때다. 전경련의 지원과 어버이연합의 집회 사이에 큰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 때문에 추선희 사무총장의 입에 관심이 쏠렸다.
추 사무총장은 "어르신 무료급식을 위해 벧엘복지재단을 통해서 돈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버이연합은) 200~300명의 어르신에 대한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다. 어버이연합 이름으로 지원받기 어려워 벧엘복지재단을 운영하는 사모님과 협력했고 이곳 복지재단을 통해서 무료급식 지원금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추 사무총장은 무료급식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자회견을 오전에 잡았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어버이연합 회원 30여 명이 이곳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