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6일 낮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46개 언론사 편집·보도국장들을 만나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남은 임기 기간 동안 이번 선거에 나타난 민의를 잘 반영하겠다"라고 밝혔지만 비공개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민의'를 읽었다고 보기 힘들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참패로 끝난 20대 총선 결과를 '국회 심판'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내가 친박을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새누리당의 패인 중 하나로 지목된 공천파동의 책임을 회피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한일 위안부 합의·개성공단 폐쇄·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기존의 태도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국민의 시각과 동떨어지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9월 말부터 시행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좋은 취지로 시작했던 게 내수까지 위축시키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개정을 희망했다. 취임 첫해 "바쁘셔서 그럴(골프를 칠) 시간이 있겠어야"란 발언으로 금기시됐던 공직자의 골프에 대해서도 "내수 활성화"를 명분으로 허용했다.
다음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이슈별로 정리한 것이다.
■ 20대 총선 결과 : "국민들, '양당 체제'에 개혁·변화 있어야 한다고 본 것""대통령 중심제라고는 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어요. 특히 국회하고의 관계에서 보면 되는 것도 없고 또 이건 꼭 좀 해야만 경제를 살릴 수 있겠다 호소도 하고 국회를 찾아가기도 하고 초청해서 말씀도 나눠보고 그래도 뭔가 되는 게 없이 쭉 지내왔기 때문에 그런 데하고 관계없는 법으로 되어야 되는 것하고, 관계없는 그런 행정부 안에서 할 수 있는 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들어서 그런 쪽으로 성장 동력을 더 확충한다든지 또 외국에 나가서 수주하는 일을 돕고 정상외교나 이런 것을 통해서 뭔가 교류를 확대해서 경제에 도움이 되도록 한다든지 그런 쪽으로 계속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볼 적에도 이게 국회가 양당체제로 되어 있는데 서로 밀고 당기고 이러면서 되는 것도 없고 정말 무슨 식물국회라고 보도에도 봤지만 그런 식으로 쭉 가다 보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변화와 개혁이 있어야 되겠다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하신 것 같아요. 그래서 양당체제에서 3당 체제를 민의가 만들어준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양당 체제하고는 달리 3당 체제에서는 뭔가 협력도 하고 또 견제할 건 하더라도 뭔가 되어야 되는 일은 이루어내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뭔가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민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또 경제활성화에도 국회 차원에서도 뭔가 실질적으로 좀 힘이 돼주고, 그런 쪽으로 변화를 국민들이 바라신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친박의 공천 전횡 : "친박이라는 말 자체가 선거 마케팅" "사실은 제가 친박을 만든 적은 없거든요. (일동 웃음)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친박이라는 말 자체가 특히 선거 때 자기의 선거 마케팅으로 자신들이 그냥 그렇게 만들어갖고 친박이라고 그랬다가 탈박이라고 그랬다가 짤박이라고 그랬다가 별별 이야기를 다 만들어내면서 한 거예요. 제가 거기에 관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지난 19대 국회 때 전혀 협조를 안 해 주고 계속 반대 목소리만 낸 사람도 대통령 사진을 마케팅을 하면서 다녔어요. 그래도 제가 그걸 뭐 하라마라 그런 이야기도 안했습니다. 그래서 이 친박이라는 자체가 '박'자가 들어간 자체가 다 자신의 정치를 위한 선거 마케팅에서 만들어내고 나온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그걸 갖고 없애라마라, 그런다고 될 일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인들이 마케팅보다는 국민한테 약속하고 신뢰를 국민한테 지키면서 신념의 정치를 앞으로 해 나가야 되지 않겠느냐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개각 : "국면 전환하기 위해서 내각 바꾼다는 건 어렵다"
"내각을 바꾸어서 국면을 전환해야 되지 않느냐, 그렇게 질문을 하신 것이죠?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런데 지금 경제적으로 이게 할 일도 많고 무엇보다도 북한이 5차 핵실험에다 SLBM 수중 사출에 여러 가지 안보가 시시각각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이런 상황에서 지금 변화해 가지고 그렇게 할 여유가 없습니다, 사실은 이렇게 닥친 이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는 이걸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서 이걸 내각을 바꾼다 하는 것은 생각하기가 어렵다, 지금 현실에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고요."
■ 연정 : "3당 대표 만나겠지만, 연정하면 누가 책임지나""3당 대표도 이란 방문이 곧 있어서 이란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서 빠른 시일 내에 3당 대표를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3당 대표하고 만나는 것을 정례화 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그렇게 검토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연정 같은 것, 이런 것은 대타협이 아니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선택한 것, 그다음에 이번 총선을 통해서 국민이 만들어준 틀, 그 안에서 우리가 서로 협조하고 더 좀 노력을 해서 국정을 이끌어가고 마감을 해서 거기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지, 이게 서로가 굉장히 정책이나 생각이나 가치관이나 이게 엄청 다른데 막 섞여가지고 이렇게 되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그리고 누가 책임을 지느냐, 책임질 사람도 없고 막 이렇게 되니까 그건 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지금 국민이 만들어주신 이 틀 속에서 어떻게든지 서로 만나서 또 대화하면서 타협하고 협의하고 이렇게 하면서 이런 일들을 국정을 해 나가는 게 좋지 않겠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 여야정 협의체 구성 : "야당대표 여러 번 바뀌어, 전향적으로 하면 좋지 않겠나""여·야·정 협의체 같은 것은 한번 사안에 따라서 여·야·정이 협의체를 만들어서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고 그래서 정부하고도 계속 소통을 해가면서 일을 풀어나가는 것도 사안에 따라서 이렇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번에는 남은 19대 국회, 20대 국회에서도 뭔가 조금 더 전향적으로 생각을 해서 협력해 줄 거는 해 주고, 좀 뭐가 일이 되도록 만나는 건 좋은데, 저도 얼마든지 만날 의향이 있는데, 만나도 평행선으로 쭉 갑니다. 이런 법안 좀 어떻게 해결해 달라고 하는 것은 그동안 야당대표가 여러 차례 바뀌지 않았습니까? 원내대표도 바뀌고. 그러면 청와대에서 초청해서 만나면 '그것 좀 꼭 해주세요, 이러이러 해서 꼭 필요합니다' 거기서 좋은 분위기에서 어떤 때는 끝났는데 어떤 때는 그냥 그렇지 않고 끝날 때도 있지만 서로 얘기할 것 다 했어요. 그리고 그다음에는 아무 것도 변함이 없는 겁니다. 그리고 원내대표 바뀌고 이러면 또 만나서 '이것은 이렇게 이러니까 이것은 꼭 이번에 되게 해주세요' 그 다음에 또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계속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3년을 오는 거죠. 여·야·정 협의체를 만들어서 그런 문제도 전향적으로 뭐가 되게, 전향적으로 해준다면 좋지 않겠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 당청관계 : "내부에서 삐거덕 거리면 아무것도 안 돼""여소야대보다 사실 더 힘든 것은 같은, 여당과 정부는 어떻게 보면 수레의 두 바퀴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계속 서로 협의를 해 가면서 같이 굴러가야 국정운영이 원활하게 되는데, 이 내부에서 그게 안 맞아가지고 계속 삐거덕거리고 이 바퀴는 이리 가는데 이 바퀴는 저리 가려고 그러고 저리 가고 그러면 아무것도 안 되는 거거든요. 그 점에 있어서 좀 미흡했다 하는 것도 이번 총선 민의에서 나온 결과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배신의 정치, 그리고 유승민 : "자기 정치 한다고 대통령 더 힘들게 만들고...""사람 사이에의 관계라는 것이다 신뢰가 바탕이 되고 또 그 가치가 서로 맞아서 일을 해 나가는 건데 그게 바뀌어가지고 오히려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고, 막 이렇게 될 때 제 마음은 허탈하다고 할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비애같은 거를 많이 느꼈어요.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되지 않냐, 또 국민 앞에 이제는 선거를 국민 앞에 이렇게 이렇게 하겠다고 했으면 그런 신념을 가지고 국민한테 약속한 대로 그렇게 하고 사람 관계를 신뢰를 가지고 가야지, 자기정치 한다고 막 대통령을 더 힘들게 만들고 하나도 도와주지는 않고 그런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평소의 비애같은 것, 허탈함 같은 것, 그런 것을 그때 전반적으로 얘기를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유승민 의원의) 복당이나 이런 문제는 새누리도 보니까 안정이 안 돼 있어요. 어떻게 보면 여러 가지 체제도 구축이 안됐고 안정이 안됐기 때문에 앞으로 안정이 되고 지도 체제가 잘 안착이 되고 하면 그때 협의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