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경주캠퍼스 총학생회장
이채윤
- 왜 동국대로부터 소송을 당하게 됐나?"학생들에게 동국대 사태를 알기 쉽게 전달하려고 패러디 웹툰으로 만들었는데, 거기에 '선거하는 데 돈을 많이 썼다'는 내용이 담겼다. 총장 선거에 총 네 번 출마해서 돈을 많이 썼다는 상식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선 허위사실이라고 봤다. 우리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바로 게시물을 내린 뒤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소송 취하는 이뤄지지 않았다. 총장 사퇴 요구에 대한 보복성이 강하다고 본다."
- 경찰조사가 어디까지 이루어졌나? "경찰에서 출석 요청이 왔는데 계속 연기 중이다. 학내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 측에 요청하고 있다. 어떻게 학교가 학생을 고소할 수 있는가. 자기 식구를 고소한 격이다. 학내 상벌위원회를 통해 해결할 수도 있었을 텐데..."
- 심적으로 압박이 있을 듯하다. 지금 심정이 어떤지 궁금하다.
"착찹하다. 살다 살다 고소라는 걸 처음 당해본다. 한편으로는 의미 있는 고소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보장 받지 못할 것'이라는 주변의 회유도 있지만, 학생 대표로서 떳떳하기 위해서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외쳤기 때문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총학생회장 임기는 겨우 1년이지만 동국대 사태를 최대한 알려서 잘못된 것을 밝혀놓고 가는 게 회장의 덕목이라 생각한다."
-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의 걱정이 많을 것 같다. 활동을 만류하진 않던가?"아버지, 어머니는 모른다. 부모님도 이 사실을 아시면 속상해 하시겠지만, 올바른 것을 외쳐야 하는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하면 뿌듯해하실 거다."
- 혹시 동국대 경주캠퍼스 측으로부터 어떠한 압력이나 불이익은 없었나?"불이익보다 어떤 압력은 존재한다. 예컨대 교직원이나 선배 등이 '경주캠퍼스는 독립성을 띠고 있다, 굳이 학교 시끄럽게 끼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사실 어느 정도 공감한다. 그런데 전혀 상관없는 건 아니다. (경주캠퍼스 총장은 따로 존재하지만) 서울캠퍼스 총장이 동국대학교 법인 총장이고, 전체 학생에게 입학 허가를 내리는 사람도 서울캠퍼스 보광 스님이다. 그러면 현재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
- 서울캠퍼스 학생회와 어떻게 연대하게 됐나?"2015년도부터 (동국대 사태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보이다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교류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서울에 올라가고 있다. 서울캠퍼스 쪽에서도 2주 전에 내려와서 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15일 조계사 규탄대회 때 경주캠퍼스 총학생회 소속 20여 명이 같이 올라가서 참여했다. 이러한 사태가 계기가 되어서 연대를 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다른 문제도 논의 할 수 있는 관계가 될 것이다."
"어서 동국대에 봄이 왔으면..."-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 당국이 학생들과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 학생들이 철탑에 올라가고, 삭발을 하고, 단식농성을 하고, 도보순례로 150km을 걸었다. 혹자들은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이야기하는데, 학생들의 입장과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을 전달하려고 해도 학교 당국에서 만나주질 않는다. 그래서 만나달라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최종적으로 총장 사퇴를 요구 하는 건가?"일단은 그렇다. 현재 총장은 논문 표절이 사실로 드러났으며 총장 선거에 종단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본다. 또 학생들을 고소하고, 교수를 해임하는 등 비상식적으로 학내 구성원을 대하는 사람을 총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잘못된 것을 다 인정하고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민주적인 절차를 새로 밟아서 총추위(총장후보추천위)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13명 중 9인을 종단에서 추천하는 이사진도 바뀌어야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조계종 뜻대로 갈 수밖에 없다."
- 동국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무슨 일인가 싶기도 하고, (우리에 대해) 부정적 견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학이라는 최고 교육기관의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우리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게 동국대의 현실이다. 학내 구성원을 존중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보장하는 건 우리 학생들이 쟁취해야 하는 가치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현재는 희미하다. 우리 학생들의 입지를 살리기 위해서 나름대로 대표자로서 역할을 하는 중이니, 많은 응원 과 독려를 부탁드린다. 질타도 환영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
- 인터뷰를 마치기 전에 더 할 말이 있는지?"동국대 사태가 조속히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우리 학교의 위신이 추락했지만 비가 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한다. 사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이 더 입을 모아야 한다. 그게 혈기 왕성한 우리 학생들의 지당한 권리이자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3년여 간 동국대학교는 평화를 찾질 못하고 있다. 조속히 해결되어 동국대학교에 봄이 찾아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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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에게 고소당했지만... 떳떳한 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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