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시 안 들으면 어버이연합 예산도 잘라"

박 대통령 '사실 아니다' 부인했지만 '청와대 지시설' 추가 증언 나와

등록 2016.04.28 10:55수정 2016.04.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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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단체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 앞에서 ’어버이연합 게이트’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보수단체인 애국국민운동대연합 오천도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 앞에서 ’어버이연합 게이트’ 해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선대식

청와대가 우익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 친정부 집회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청와대가 어버이연합에 집회를) 지시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음에도 어버이연합 측에선 청와대에서 예산지원을 '무기' 삼아 집회를 지시했다는 증언까지 추가로 나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 오찬 간담회에서 "(청와대의 어버이연합 지시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보고를 분명히 받았다"라며 "시민단체가 하는 것을 대통령이 이렇다, 저렇다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집회 지시자로 지목된 허현준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관련 의혹을 적극 부정했다. 그는 이 내용을 보도한 <시사저널> 1384호의 출판금지, 인터넷판 기사 삭제를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 다만, '지시가 아니라 협의였다'는 해명이 덧붙었다. 허 행정관 측 변호사는 26일 열린 가처분 소송 공판에서 "통상적인 업무 수행으로 협의한 적은 있으나 문자메시지로 집회 개최를 지시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사저널>은 27일 추선희 어버이연합 사무총장과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대표와 나눈 대화를 추가로 공개하며 청와대와 '진실공방'을 시작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허 행정관은 어버이연합 뿐만 아니라 보수단체 전반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집회지시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예산을 자르기도 했다.

추 사무총장은 의혹을 제기한 첫 기사나 나오기 직전인 지난 20일 <시사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말 그대로 지금 이 시민단체들 다 걔(허 행정관) 손에 의해 움직이는 건 맞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시민단체도 이를) 다 안다. 자기들끼리도 경쟁이 붙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도 같은 날, "(허 행정관이) '자기 말 안 듣는다. 반말 찍찍한다' 그러면서 '예산 지원하는 거 다 자르라. 책정된 것도 보류시켜라. 못 준다' 이런 식으로 허 행정관이 다 잘랐다"라고 증언했다. 김 대표는 허 행정관이 이 같은 말을 한 이유로 "추 총장이 (한일 위안부 합의 찬성 집회를 지시한 허 행정관에게) '그게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이게 오히려 역작용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28일 허 행정관의 의견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허 행정관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버이연합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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