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발 최대요소... 바로 흡연이다.
pixabay
K : "네, 알겠습니다. 선생님, 오늘은 원래 생각해뒀던 주제 말고 지금 나눴던 흡연 관련 얘기만으로도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Q : "그러게요. 식사 중에 옆에서 담배를 태워 주신 분 덕분에, 주제를 떠올리는 수고를 덜었네요. 고맙다고 해야 할지…."
K : "아니오. 고맙다고 안 하셔도 돼요."
Q : "하하."
K : "그럼 선생님, 이건 암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흡연권, 특히 야외나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 : "글쎄요…. 저는 사회학자가 아니라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그 질문을 듣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한 신문기사가 생각이 납니다. 최근의 기사는 아니고요. 1980년대의 기사였는데, 99세 고령의 영국의 한 국회의원이, 다른 의원들이 런던 2층 시내버스에서 흡연을 금지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표시하면서 흡연자 권익보호 운동을 펼쳤다는 기사였어요. 아, 이 기사가 1984년 기사네요. 그러면 이분은 1880년대 태생이시라는 건데…. 지금이야 흡연, 그리고 간접흡연도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지만요. K씨, 담배가 몸에 나쁘다는, 혹은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언제쯤부터 알려지기 시작했을 것 같아요?"
K : "네? 글쎄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담배는 몸에 안 좋다고 배워서요."
Q : "담배가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의가 처음 제시되기 시작한 것이 대략 1940년대에서 1950년대에요. 물론, 당시에 담배회사들의 맹렬한 공격을 받았죠. 1960년대에도, 담배가 폐암을 유발할 거라고 정말로 믿는 미국의 의사는 3분의 1정도에 지나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니 우리나라에서는 담배가 몸에 안 좋다는, 혹은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힌 게 그보다 더 늦었겠지요. 그러니 지금 주로 길거리 흡연 등의 문제를 유발하는 남자 기성세대들은 아마 그런 인식이 거의 없을 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런 사람들 입장에서는 흡연자가 사회악인 것처럼 매도되는 것이, 어찌보면 억울할 수도 있겠어요.
이상적으로는, 담배는 아예 마약처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제조 자체를 금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폐암 20배, 후두암 20배…, 그 외 다른 질병들…. 게다가 타인에게 끼치는 피해…. 이것은 기호식품이라기보다는 독극물에 가깝지요.
그런데 너무 멀리 와버린 거예요. 담배로 거둬들이는 세금수입이 연간 7조 원이나 되고, 담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생각해야 하고, 과거 담배의 해악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 흡연을 시작한 기성세대들은 억울한 마음을 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아무리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해도, '선악'은 구별돼야 하죠. 저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흡연은 '악' 이라고 생각합니다. '악'의 정의가 '스스로의 편의를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요.
그래서 저 자신도 흡연자였지만 끊었고요. 병원 구석진 곳의 화장실에 몰래 숨어서 담배를 피운 적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어요. 그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말이죠.
권리라는 것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때 고려할 수 있는 것이겠죠. 그러니까,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장소에서 흡연할 권리는 고려 가능하나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권리를 논할 수 없는 것이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당연히 제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 : "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도 거의 전적으로 동의해요."
Q : "별말씀을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담배를 끊는 방법과 담배를 끊었을 때의 이익에 대해서도 한 번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것도 흥미로운 주제거든요."
K : "아하, 그것 좋은 생각이네요. 그 때는 혹시 식사를 하게 되면, 담배 피우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지 살피고 먹어야겠어요!"
Q : "그러게 말이에요.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이 공적인 제재로 인해서가 아니라, 시민의식에 의해 자발적으로 없어졌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6
변화는 고통을 수용하지만, 문제는 외면하면 더 커져서 우리를 덮친다. 길거리흡연은 언제쯤 사라질까? 죄의식이 없는 잘못이 가장 큰 잘못이다.
오마이뉴스 전국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