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간이다.
오마이뉴스
Q : "간암이요?!"
K : "네. '침묵의 암' 이라고 불리는 간암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건지, 간암 발병률이 높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간암은 과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인가요?"
Q : "네. 그럼 먼저…. 왜 '침묵의 암'이라는 별명이 붙었는지부터 이야기해봅시다. 간은 우리 몸의 주요 장기 중에서 가장 큽니다. 덩치도 크고, 일부만 남아있어도 기능을 온전하게 해냅니다. 따라서, 아주 심각하게 망가지기 전까지는 간기능으로 인한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요.
또, 간의 내부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어서 작은 염증이 생긴다거나 너무 크지 않은 종양이 생긴다고 해서, 통증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간의 외막을 건드릴 만큼 큰 종양이 생기거나, 간경화가 진행돼 간의 외부까지 딱딱해지면, 간의 외막에 분포한 신경을 자극하거나 간의 주변부를 건드려서 통증이나 불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통증이나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종양이나 간경화 등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침묵의 암' 혹은 '침묵의 장기' 라는 별명이 생긴 것입니다.
간암의 원인은 술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물론 술도 간염과 간경화를 유발하고 간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주된 원인은 간염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보균율이 높은 편이고, 그로 인해 서구권과 비교했을 때 간암 발병률이 3배 이상을 보이고 있어요.
바이러스가 얼마나 활성화 되어있는지에 따라 다르지만,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 간암 발병률의 위험도가 약 100배,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경우 약 10배 까지도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K : "100배나 높아진다고요?"
Q : "네, 높은 수치지요. 그래서 우리나라의 국가암검진 프로그램에서는 B형이나 C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인 경우에는 있는 경우에는 40세 이후 그리고 간경화(간경화는 간암의 주요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는 나이에 관계없이 6개월에 한 번씩,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간암은 초기에 발견될 경우 예후도 좋고 치료방법이 다양하게 발달돼 있습니다. 그러니 검진을 통해서 조기에 발견해 내는 것이 아주 중요하지요.
또한,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를 통해서 간염바이러스를 억제함으로써 간암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들에서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를 통해 간암발병률을 절반 이상 낮췄다는 보고들이 발표됐습니다. 그러니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들에게는 정기검진과 치료가 아주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K : "아…. 그러면 간암은 간염바이러스 때문이지, 음주 때문이라고는 볼 수 없는 건가요?"
Q :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고요. 간염바이러스가 가장 큰 위험인자이기는 하지만, 음주도 간암의 발병률을 높이는 인자입니다. 그 외에 흡연·당뇨·비만 등도 간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염 바이러스가 있는 분들은 이런 위험인자에 노출될 경우 더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하셔야 합니다."
K : "알겠습니다. 그런데,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음식이나, 간에 좋은 약재 같은 것은 없나요?"
Q :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실히 알려진 음식은 많지 않습니다. 최근의 연구에서 생선이나 흰고기(닭고기 등)의 섭취가 간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보고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학계에 이 이론이 자리잡았다고 보기는 어려워서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네요. 아, 최근에 커피의 음용이 간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보고도 발표된 적이 있네요.
그런데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겁니다. 간암이 우리나라에 많고, 사망률이 높은 무서운 병이다 보니, '간에 좋다'라고 이야기하는 식약재들이 많은데, 성분이 입증되지 않은 약초나 식물들은 가뜩이나 약해진 간에 더욱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특히 조심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간암이나 간경변 혹은 간 관련 질환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계신 분들은 '간에 좋다'는 식약재를 복용하시기 전에 반드시 담당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항암제를 투여 중이거나, 간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음식이나 날음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또,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음주는 자제하시는 것이 좋고요. 술도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면요. 담배도 마찬가지고요."
커피가 간암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