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팀을 인솔해 주셨던 가이드 아저씨와 함께 뉴그레인지 무덤으로 향하고 잇다
김현지
관광객을 인솔한 가이드 아저씨는 무덤에 들어가기 전, 무덤에 관한 역사적인 이야기를 한참 동안 늘어 놓으셨다. 무덤의 지름이 80m 이상, 높이는 12m 정도 된다는 것. 그 둘레에 서른 개 이상의 선돌이 둥글게 배치되어 있고 돌에는 나선형과 지그재그, 삼각형 등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
하지만 이런 문양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 남쪽면 입구로부터 길이 19m에 걸쳐 육중한 석판들 사이에 좁은 통로가 있고 이 통로는 무덤 한가운데 작은 방으로 이어진다는 사실, 동지 무렵에 태양이 땅에 가장 가까운 위치로 내려오면 아침마다 태양이 이 통로를 따라 안쪽의 방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사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 등 오디오 카세트를 누른 마냥 가이드는 본인이 기억하고 있는 정보를 한치의 실수도 없이 여행자들에게 능숙하게 이야기했다.
세찬 바람과 떨어지는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약 10분간 본인의 이야기 보따리를 다 풀어 놓은 후에야 무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이드가 무덤 입구의 열쇠를 열고 앞장서서 무덤 안으로 들어갔다. 무덤 입구에서 중앙까지 거리는 약 12미터. 무덤 복도의 높이는 1m 50cm가 채 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폭이 50cm도 안 되는 무덤 안을 들어가는 기분이 묘하다. 어떤 곳은 폭이 40cm도 되지 않아 보였다.
매우 좁은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자 무덤의 중앙이 나타났다. 영화 장면 중 하나라면 이렇게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면 깜짝 놀랄 만한 공간이 펼쳐져야 하겠지만 무덤의 중앙은 매우 좁고 단순했으며 거칠었다. 약 3평 정도 내외의 둥근 홀 안에는 세 개의 좁은 방이 연결되어 있는데 방의 규모는 1평도 되지 않을 공간이었다.
무덤 중앙 천장은 약 6미터로 추정되며 크고 작은돌들이 피라미드 모양처럼 점점 좁은 모양을 하며 쌓아 올려져 있었다. 천정의 마감은 공사가 덜 끝난 듯 거친 표면이 쉽게 눈에 띄었다. 가이드가 말한대로 무덤 벽 안에 새겨진 문양들은 예전 국사시간 책에서 보았던 빗살무늬토기의 문양처럼 보였고 태양을 상징하는 듯한 문양도 눈에 띄었지만 정확한 의미는 아무도 모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