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방재정 개편안', 새누리 지자체장도 비판

이재명 "모라토리엄 시절로 돌아갈 수밖에"... 염태영 "100만인 서명운동 할 터"

등록 2016.05.05 10:41수정 2016.05.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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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성남시의원
지방 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성남시의원성남시의회

재정 형편이 양호해 정부로부터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자체에서 세금을 더 거둬, 형편이 덜 양호한 지자체에 나눠주자는 '중단 없는 지방재정 개혁 추진방안(아래 지방재정 개편안)'에 경기도 27개 지자체가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지난 4월 22일 이 방안을 발표했다. 추진 방법은, 조정교부금 배분방식을 변경해 재정 여력이 낮은 시군에 더 많은 재원이 가도록 하고, 현재 시·군에서 걷고 있는 법인세 일부를 광역자치단체인 도에서 걷는 공동세로 전환, 각 시군에 균등 배분하는 것이다.

조정교부금은 광역시·도가 기초자치단체의 재정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는 돈이다. 법인 지방소득세는 기초자치단체가 기업으로부터 걷는 세금이다.

"세금 걷을 권한 더 줘서 스스로 재정 확충할 수 있게 해야!"

 염태영 수원시장
염태영 수원시장수원시

경기도 27개(총 31개) 기초 자치단체장은 지난 4일 지방재정 개편안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조정 교부금 배분방식 변경은, 지방재정의 근본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재정자립도가 조금 높은 시의 예산을 자립도가 낮은 시·군에 나누는 돌려막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방재원 확충 없이 법인 지방소득세를 공동세로 전환하는 것은 지방자치단체의 기업유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이보다는 (중앙정부) 재정을 지방 정부로 이양해서 지방 정부가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27개 기초 자치단체장은 또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조세 수입 비율이 8:2로 매우 후진적"이라며 "자치분권을 강화하는 지방세제 개혁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세금 걷을 권한을 지방정부에 더 많이 줘서 스스로 재정을 확충할 수 있게 하라는 것.


공동성명을 발표한 27개 기초 자치단체 중 지방재정 개편안 시행으로 손해를 보는 자치단체는 수원·성남·고양·용인·화성·과천시뿐이다. 불이익이 예상되지 않는 자치단체까지 반대하고 나선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과 독립성을 훼손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을 발표한 자치 단체장 중에는 새누리당 소속 단체장도 있다. 집권당 소속 자치 단체장이 정부 정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27개 기초 자치단체장은 다음과 같다.


▲김성기(가평군수) ▲양기대(광명시장) ▲유영록(김포시장) ▲최성(고양시장) ▲백경현(구리시장) ▲이석우(남양주시장, 새누리) ▲신계용(과천시장, 새누리) ▲김윤주(군포시장) ▲오세창(동두천시장) ▲김만수(부천시장) ▲김윤식(시흥시장) ▲이필운 (안양시장, 새누리) ▲원경희 (여주시장, 새누리) ▲김성제(의왕시장) ▲공재광(평택시장, 새누리) ▲채인석 (화성시장) ▲이재명(성남시장) ▲제종길 (안산시장) ▲김선교 (양평군수, 새누리) ▲곽상욱 (오산시장) ▲안병용(의정부시장) ▲이종수(하남시장 권한대행) ▲염태영 (수원시장) ▲황은성(안성시장, 새누리) ▲김규선 (연천군수, 새누리) ▲정찬민 (용인시장, 새누리) ▲조병돈 (이천시장)

지방자치 본질과 독립성 훼손, 불이익 예상되는 지자체 반발 더 거세

이재명, "국가가 국민을 물건 숫자로 생각하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1월 16일, 안산 초청 강연에서 국가의 의무에 대해 강조했다.
이재명, "국가가 국민을 물건 숫자로 생각하나?"이재명 성남시장이 1월 16일, 안산 초청 강연에서 국가의 의무에 대해 강조했다.권영헌

정부가 지방재정 개편안을 시행할 시 손해를 보게 되는 6개 자치단체(수원·성남·고양·용인·화성·과천시) 반발은 더 거세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만약 지방재정 개편안이 시행되면 6개 기초 자치단체는 2015년에 비해 약 8000억 원의 수입이 감소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4일 지방재정 개편안 추진에 반대하는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지방재정 개편안은) 지방 자치의 기본정신을 훼손하는 방안"이라 비판하며 "전국적인 연대를 통해 반드시 막겠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4일 오후 성남시청에서 열린 '성남시 재정파탄 저지를 위한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다. 이 시장은 이날 "정부가 지방재정 개악을 강행하면 성남시는 동네 행사 다 못하고, 모든 공사 중단하고, 각종 사업 취소하던 모라토리엄 시절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남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여야 의원 33명이 결의한 지방 재정 개편안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용인 시의회는 지난달 29일, 과천시의회는 지난 2일 지방재정제도 개편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6개 자치단체 예산 실무자들은 대응책 마련을 위해 4일 오후 수원시청 회의실에 모여 비공개 연석회의를 열기도 했다. 
#경기 지자체 #지압재정 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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