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기나무꽃이 핀 양보역에 정차중인 무궁화호. 2015년 4월25일 촬영
김태현
백매가 지고, 벚꽃이 피기 전 양앵두꽃이 피어난다. 철길 옆으로 벚나무가 줄지어 자라는데, 하동역 방면으로 제일 앞쪽에 자라는 나무가 양앵두나무로 수령 50년이 넘어보이는 거목이다. 제일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벚꽃 색깔이 좀 이상하다 생각하고 그냥 지나쳤다. 3년 전 5월에 들어서야 양앵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양앵두꽃과 기차사진을 함께 담지 못했다.
벚꽃이 지고나면 4월 말경에는 박태기나무꽃이 핀다. 보라색의 꽃이 밥풀처럼 무더기로 피어난다. 박태기나무꽃은 하동역과 횡천역, 사천 다솔사역에서도 만날 수 있다. 5월이 되면 양보역의 매력은 절정을 이룬다. 양앵두가 빨갛게 익어 기차를 기다리는 나그네의 훌륭한 간식이 되어준다. 양앵두나무는 한그루 뿐이지만 오래된 거목이라 주렁주렁 매달린 양앵두가 제법 많다. 빨갛게 매달린 양앵두와 역으로 들어서는 기차를 함께 담아도 멋진 그림이 된다. 양앵두와 기차를 함께 촬영할 수 있는 간이역으로는 양보역이 유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