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들에게 보낸 편지 수십 통 눈길

[서평]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사업회 편찬 <백년편지1>

등록 2016.05.17 09:44수정 2016.05.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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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3.1운동이 일어나고 달포 남짓 지난, 1919년 4월 13일 애국지사들이 중국 상하이에 모여 대한민국 임시정부 선포식을 열었다. 오는 2019년 4월 13일이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을 맞는다.

표지 표지이다.
표지표지이다.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2019년)을 맞아 지난 2010년부터 2016년 4월 13일까지 후손들이 돌아가신 애국지사들에게 쓴 편지를 역은 첫 번째 책이 나왔다. (사)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편찬한 <백년편지1>(2016년 4월13일)는 독립운동가 후손, 교수, 역사학자, 고등학생, 초등학생, 중학생 등 220명이 참여했고, 이중 60편이 책에 실렸다.


오늘을 사는 후손들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선진들에게 편지 형식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대부분의 편지들이 독립운동가의 진솔한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년편지1>은 발신자는 생존해 있지만 수신자는 이미 돌아가신 분들이다. 편지 형식이지만 종이 대신 전자우편 형식을 취했고,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사적인 편지가 아니라 공개적 편지의 형식을 취했다.

먼저 독립운동가인 고 정정화 여성독립운동가의 손녀인 김선현 ㈜ 오토 대표이사의 글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할머니, 오늘, 임정 생일을 맞아 할머니께서 남긴 책 <장강일기>를 펼쳐 들어요. 다시금 읽어도 할머니 품에 안겨 처음 만났던 생동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들이 장강의 도도한 물결이 되어 흐르고 있어요. 할머니의 이야기는 저 뿐 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 가슴 속에 오랫동안 그치지 않는 젖줄로 흐를 것이라고 믿어요. 2010년 4월 13일, 끝없는 그리움과 존경을 담아 손녀딸 선현 올림" - 본문 중에서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서울 노원을 3선(17대 19대 20대)인 더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외할아버지인 고 김한 독립운동가에게 글을 남겼다. 독립운동가 김한 선생의 셋째 딸 김예정씨가 우원식 의원의 모친이기 때문이다.


김한 독립운동가는 김상옥 열사의 종로경찰서 폭파사건에 연루돼 투옥됐고, 1심 재판 최후진술에서 한 시간 가량 자신의 사회관과 총독정치를 비판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원식 의원은 편지글 중에서 1923년 <동아일보>에 보도한 할아버지의 최후 진술 기사를 소개했다.

"김한은 얼굴에 세상을 비웃는 듯한 빛을 띠고 침착한 태도로 일어나서 대략한 시간 동안이나 흐르는 물같이 유창한 일본말로 자기의 사회관과 총독정치의 비평을 하였는데 방청석은 물론 재판장까지 그의 조리 있고 힘 있는 진술에 고개를 숙여 고요히 듣게 되었다. 2011년 10월 4일 외손 우원식" - 본문 중에서


정명아 서울역사박물관 전시과장은 매헌 윤봉길 의사에게 글을 썼다. 정씨는 윤봉길 의사에게 편지글을 쓴 이유에 대해 1970년 후반인 어느 날 부모님을 따라 첫 번째 나들이를 했던 곳이 윤봉길 기념관과 의사의 생가였고, 윤 의사에 대한 두 번째의 특별한 기억이 상해임시정부를 주제로 한 '홍구공원의 그 장렬한 의거' 전시회였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거를 결행하기 전 두 아들에게 남긴 '강보에 싸인 어린 두 병정에게'라는 유시가 가슴 속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사형 목전에 둔 아들에게 수의를 지어 보내며, 목숨을 구걸하지 말고 당당히 죽으라고 하시던 안중근 의사의 어머님의 편지에나 비견될, 천륜으로 맺어진 육친사이에 오고 갈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유시가 당신의 목소리로 전시장에 울려 퍼질 때마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2015년 6월 9일 정명아 올림" - 본문 중에서

이 외에도 <백년편지1> 내용 속에는 백범 김구, 백하 김대락, 최재형, 홍범도 강우규, 안중근, 이회영, 이동휘, 장준하, 지청천, 신채호, 이봉창, 조봉암, 김준엽, 윤동주, 김마라아, 유관순, 남궁억, 한용운 등 독립운동가들에게도 살아 있는 후손들이 쓴 편지글들이 수록됐다.

백년편지발간위원회 편집위원을 맡아 <백년편지1>을 엮은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도 2016년 3월 13일(1919년) 간도 용정만세운동의 날 글을 남겼다.

"'백년편지'를 통해 선열들의 뜨거운 애국심을 확인하고 후손된 도리로 굳건한 나라사랑 정신을 다시금 다짐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백년편지1>에서는 60통만을 다루었지만 앞으로 백년편지에 보내준 글을 순차적으로 다루겠다." - 본문 중에서

백년편지는 지난 2010년 4월 13일부터 오는 2019년 4월 13일까지 보내온 편지를 앞으로 계속 책으로 엮게 된다. 평소 존경한 독립운동가에게 A4 1~2장 분량으로 자유로운 편지글을 쓰면 된다. 연락처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사업회(02-3210-0411)이다.
#백년편지1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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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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