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주 정의당 미래정치센터 소장
이영광
- 20대 총선이 여소야대로 끝났어요. 여소야대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이번 총선은 두 가지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나는 박근혜 정부와 여당에 대한 평가인데, 과반을 주지 않은 것은 냉철하게 평가하신 것이죠. 지금까지 정국 운영에서 부족한 게 많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다야 구도였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야당이 과반을 점하게 된 것은 '새로운 야당'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주신 것이라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 '새로운 야당'이 필요하다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국민의당이 선전한 것은 기존의 더불어민주당으로 대표되던 제1야당만으로는 정치가 더 많은 목소리를 대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미를 국민이 담아주신 게 아닌가 합니다."
- 국민의당은 더민주에서 나온 당인데 새로운 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국민의당의 정책이나 노선이 더 민주당보다 오른쪽에 서 있어서 새로운 야당이라고 하기는 부족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기존 야당에 대한 대안 부족을 국민들이 느꼈고, 국민의당에 그만큼 기대를 투영했다고 보아야겠지요. 국민의당이 새로운 야당으로 설 수 있는가는 앞으로의 과제라고 봅니다."
- 정의당은 6석을 얻었잖아요. 정의당 홈페이지에 '국민들의 지지로 또 한 뼘 자랐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저는 동의가 안 됐어요. 왜냐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이 13석을 얻었어요. 그리고 정의당을 창당할 때 의석은 6석이었어요. 그런데 이걸 자라났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한 뼘 자랐다는 평가에는 동의하는 편입니다. 통합진보당은 당시 여러 정당이 합쳐서 13석을 얻었던 것이고 정의당은 그 사이 한 번의 분열을 겪고 말 그대로 새롭게 시작해서 얻은 7%와 6석이기 때문에 이것은 통합진보당 때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요. 그때와는 다른 새로운 진보정당 실험을 해서 얻은 결과기 때문에 한 뼘 자랐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부족한 게 많았던 선거라고 평가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정당으로서의 정의당이 첫발을 뗐다고 봅니다."
-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실험해서 얻은 것이기 때문에 자랐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국민이 통합진보당과의 차이를 알고 표를 줬을까요? 제가 보기엔 그 '차이'보다는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표를 준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진보정당이기 때문에 찍는 게 아니라 정의당의 정체성과 정책을 명확히 보고 선택했다고 봐요. 과거에는 온갖 세력들이 뭉쳐서 2012년에 10.3% 얻은 건데 이번엔 7.2%였고, 표수는 180만 표 이상이라서 크게 차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이건 정의당이 독자적인 힘으로 이룬 성과입니다."
- 진보정당이 13석에서 6석으로 줄은 건 맞지 않나요? "그건 그렇죠. 그러나 그때는 1:1구도였고 지금은 다야 구도에서 얻은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 출발선이라고 보는 거죠."
- 조 소장은 야권연대에 너무 매달린 것을 원인으로 꼽으셨던데. "그게 아니라 지금 정의당이 얻은 7%는 정의당의 실력 그 자체로 얻은 표죠, 다만, 선거는 거기서 플러스알파로 더 얻을 수 있는 것인데, 정의당은 먼저 어떤 정당이냐를 명확히 보여준 뒤에 야권 연대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어떤 정당인지를 명확히 하기보다는 야권연대라는 전술에만 너무 집중하면서 정의당에 대한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 "어떤 정당인지를 명확히 하기보다는 야권연대라는 전술에만 너무 집중하면서 정의당에 대한 차별성을 드러내지 못했다"고 하셨는데 3년이라는 시간이 있지 않았나요? 그 시간 동안 보여주지 못하고 선거기간에 차별성을 못 드러냈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아요. "하지만 정당 만들기는 원래 3년 가지고 안 되거든요. 10, 20년이 걸리는 작업이에요. 그런데 그걸 3년 만에 완료할 수 있다는 그런 인식이 오히려 한국의 정당들을 안 좋게 만드는 거라고 봐요.
정당은 오랜 시간이 걸려서 만들어지고 사회에 뿌리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3년이란 시간으로 정의당을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만 그런 쪽(차별화 작업)에 저희가 좀 더 고민을 집중 해야 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은 듭니다."
"정의당, 위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