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희망연대(마산)는 18일 오전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는 3.15의거 기념비 주변 소공원화 조성사업안을 즉각 폐기하고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윤성효
3.15의거를 폄훼했던 이은상(李殷相·1903~1982)이 물을 떠먹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은상이샘'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은상이샘 철거를 요구했지만, 창원시는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노산동에 있는 '은상이샘'은 1999년 6월 옛 마산시가 세웠다. 표지석에는 "민족시인 노산 이은상 선생을 기리고 시민의 얼과 정서를 해맑게 하기 위하여 생명의 젖줄 '은상이샘'을 이 자리에 옮겨 복원합니다"라고 새겨져 있다.
이 샘은 지금의 자리에서 20m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도시개발로 옮겨 건립해놨다. 그런데 이 샘 옆에는 (사)3·15기념사업회가 1999년 6월 건립한 '3.15의거 기념비'가 있다. 3.15의거를 기리는 기념비와 이를 폄훼했던 인물의 기념물이 나란히 있는 것이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18일 오전 창원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은상이샘 철거'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념비와 같은 공간에 3.15의거를 폄훼한 이은상을 기념하는 우물 모형을 들여 놓은 자체가 3.15의거를 모독하는 일"이라 했다. 이들은 "은상이샘과 관련해서 항상 따라 나오는 이야기는 이 샘의 이름이 이은상을 추종하는 문인들에 의해 조작, 날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옛날 마을 주민들이 이 샘을 통상 '은새미'라고 불렀다는 증언들이 있고, 최근 본래의 이름이 '운생이새미'였을 것으로 거의 확실시 되는 자료도 발굴됐다"라면서 "적어도 창원시가 정확한 고증을 거쳐 이 샘의 이름을 제대로 밝혀낼 때까지 우물모형 앞에 세워 놓은 '은상이샘' 표지석이라도 당분간 치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창원시 "오랜 시간 지역민의 정서를 반영한 것"이에 대해 창원시는 "은상이샘이 정확히 언제 조성 되었는지도 모를 만큼 오래됐고, 3.15의거기념비보다 먼저 현재의 위치에 이전 복원됐으며, 오랜 시간 지역민의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이은상 선생의 과거 행적에 대한 평가는 문학계 등의 정확한 고증을 통해 논의할 사안이며 한국 문학사의 독보적 존재로 평가 받는 선생의 출생지로서 지역에 남은 흔적을 파괴할 수는 없다"면서 "지금 은상이샘의 철거를 거론하는 것은 문학계의 반발과 지역사회의 갈등을 일으키는 일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허종길 창원시 관광문화국장은 "현재는 과거의 모든 기록이 오픈돼 시민 누구나 공과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상생하고 발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