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위 합동추모미사19일 오후 7일 정동 작은형제회 수도원성당에서 천주교 열사 19명을 기억하는 추모미사가 봉헌됐다.
최진
천정련에서 하고 있는 일들 중 하나로 '천주교 열사 합동추모미사'가 있다. 천주교 신자로서 1980년대와 90년대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농업과 노동 현장에서 부당한 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거나 불의에 저항하기 위해 스스로 산화한 이들을 위한 위령미사다.
18년 전인 1998년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15위를 위한 합동추모미사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19위로 늘었다.
19명의 열사 중에는 <녹슬은 해방구>의 작가 권운상과 김태훈, 박승희, 이재호 등 학생운동가가 있고, 2000년대에 죽은 이로는 성 골롬반외방선교회 소속으로 한국에서 활동했던 서 로베르토 신부, 장애인활동가 최옥란, 노동운동가 최종만, 교사 출신으로 전국농민회총연맹 초대 의장을 지낸 권종대 등이 있다.
18번째인 올해의 천주교 열사 합동추모미사는 지난 19일(목) 저녁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뒤편에 있는 '작은형제수도회' 성당에서 열렸다. 그동안 서울 명동성당과 가톨릭회관, 종로성당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며 매년 5월 말에 미사를 지내왔는데, 올해는 작은형제수도회에서 선뜻 성당을 내주어 좀 더 쉽게 미사를 준비할 수 있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2009년 합동추모미사 장소는 성당이나 회관이 아닌 용산참사 현장이었다는 점이다. 용산참사 현장에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미사와 함께 천주교 열사 19위 합동추모미사를 봉헌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유족들이 미사에 많이 참례했지만, 18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유족들도 많이 별세했거나 삶의 자리가 순탄치 않은 관계 등으로 올해는 두 열사의 가족 서너 명만이 참례했다. 그래도 모든 신자들이 유족과 함께 미사 중에 열사들에게 꽃을 봉헌하니, 모두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