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성공회대 제공
김유철 시인은 선생이 쓴 책을 읽고, 성공회대 강의를 들어보기도 했다. 또 김 시인은 선생의 마지막 강의 때 함께 했다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 시인은 "쇠귀 선생과 절친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또 다른 절친'이 된 것이다.
삶·예술연구소 대표인 김 시인은 한국작가회의와 민예총 등에서 활동해 오고 있다. 김 시인은 이미 서울 등에 이어 25일 저녁 창원에서 경남직업문화센터 주최로 '시와 신영복'에 대해 강의했다.
또 그는 충남 서천과 울산에서도 강의가 예정되어 있다. 김 시인은 지난 2월 창원교도소에서 했던 강의가 제일 인상 깊었다고 했다. 그는 "수감자들이 20년 이상을 수형 생활했던 신영복 선생이 남긴 말씀과 '처음처럼' 다시 변화하는 삶에 대한 반응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20년 20개월 동안 징역살이 한 분이다. 책에 쓴 글이나 그 분의 삶을 보면, 그런데도 그렇게 정제되고 달관하는 경지에 이른 것처럼 느껴져, 저한테는 그것이 더 놀라웠다. 흔히 교도소 생활이라고 하면 인간 이하를 만든다고 하는데, 선생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그 분의 삶을 본받아 보고 싶었다"고 한 김유철 시인은 선생이 말한 '처음처럼'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소주 이름이기도 한 '처음처럼'이란 말은 의미가 깊다. 선생이 말한 '처음'은 한번이 아니다. 수없이 많은 '처음'이 온다는 것이고, 매번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돌아갈 때 그냥 돌아가는 것이 아니고, 강물과 같은 마음으로 지금의 삶을 변화시키면서 돌아가자는 것이다."
김유철 시인은 "선생의 글을 읽어보면 제일 큰 힘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는 것"이라며 "누구를 가르치고, 깨우치려 하지 않고, 욕심이 없다. 글을 읽을 때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계속 묻게 된다. 그게 선생 글의 가장 큰 힘"이라 말했다.
"맑고 바르게 닦여진 하얀 옥 같은 사람이다. 20년 세월동안 감옥을 수도원삼아 갈고 닦아서 그게 가능할까? 청정한 영혼, 가지런한 몸가짐, 조용한 달관, 절제된 감정이 담겨진 그의 글씨와 그림을 통해 선생을 다시 만난다. 그의 삶은 울림이 있는 글 그 자체였다.그의 글은 깨우치거나 가르치려고 하지 않으면서 마음에 와 닿으며 알아듣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는 힘들고 아픈 이야기를 낮고 조용하고 부드럽지만 그 안에 뜨거움을 느끼게 하고, 정의로움을 일깨우며,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그의 글과 그림을 만나는 이에게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삶과 길이 무엇인지 가는 길을 멈추고 스스로 묻게 한다. 스스로 묻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힘이자 울림이다."김 시인은 "선생이 던지는 질문이 누군가에게는 위안과 용기, 삶의 이정표가 되지만 놀랍게도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의 질문은 늘 불온하고 위험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며 "세상의 스승들이 던지는 질문은 시대를 막론하고 늘 그렇게 받아들여졌고 늘 그렇게 외면당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