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상반기 신한은행의 채용 공고문.
신한은행
같은 학교 정인희(가명)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신한은행의 서류 합격자 발표 이후 추천 인원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과 전화를 하다가 알게 됐다"라면서 "7명의 추천 인원을 받은 학교는 5명이 서류 전형에 합격했고 4명을 받은 곳은 4명이 붙었다고 들었다"라고 전했다.
이 학교 취업담당인 신아무개 교사는 "교사들끼리는 '추천 인원을 받으면 99% 이상 서류가 통과되고 추천서가 없으면 합격률이 5%도 안 된다'는 말을 한다"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신 교사는 기자에게 다른 은행과 금융 공기업 등에서 온 공문을 보여줬다.
이 공문들은 모두 '학교장 추천'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신 교사는 이 내용에 일일이 밑줄을 그어 놨다. 그는 "다른 곳들은 학교장 추천을 진행할 때 (일부 학교에만 공문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낸다"라고 했다. 신 교사는 "신한은행에 전화를 했더니 '관행으로 이렇게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라고 전했다.
신 교사는 "추천서를 받지 못한 학생들은 사실상 들러리"라면서 "아이들이 사회에 첫 발을 내딛기도 전에 겪는 상실감이 엄청나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학생들이 일부 학교에만 추천 명단을 배정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설마'했다"라면서 "예전에 면접을 봤던 한 학생은 면접관으로부터 추천도 없이 어떻게 면접까지 올라왔냐는 말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학교 이아무개 교사는 "학생들이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합격에 대한 정보 공유를 하다가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울분을 토하면서 항의 전화를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KB국민·NH농협·우리은행 등은 교육청을 통해 공문을 보내거나 직접 모든 학교를 통해 채용을 진행하기 때문에 떨어져도 공정하다고 느꼈다"라며 "신한은행은 출발점부터 달랐다"고 분개했다.
추천인원 배정받고 '최종 합격'... "가산점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각 학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인천지역의 B·C고등학교에는 각각 4명의 추천인원이 배정됐다. A학교와는 달리 최종 합격 인원도 나왔다. B학교 쪽은 "학교장 추천으로 4명을 받았으며 2014년과 2015년의 합격자들은 모두 추천을 받은 자"라고 말했다. B학교 출신 학생들은 작년에 1명, 재작년에 2명이 최종 합격했다.
C학교도 비슷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작년에 학교 추천 인원으로 4명을 받았고 재작년에도 비슷하게 나왔다"며 "추천을 통해 지원을 하면 은행에서 가산점을 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14~2015년에 각각 1명씩 최종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쪽은 특정 학교를 상대로 추천 학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또 이 같은 전형 방식은 지난 2011년부터 해왔다고 밝혔다. 추천 인원을 배정받은 학교와 그렇지 못한 곳의 합격자 비율, 특정 학교만 선별한 기준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인 사안"이라면서 공개를 거부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역별로 채용 인원의 배분을 감안해 일부 학교에만 추천 인원을 배정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추천 명단의 경우 정성평가에서 일부 항목에만 반영되며 (최종 합격의) 당락을 결정짓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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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채용한다더니 차별 채용... 이상한 신한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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