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국회의장, 야권주자...꿈틀거리는 울산

국세 부담 1위에도 중앙정부 도움 없는 한계에 기대감 나와

등록 2016.06.03 14:30수정 2016.06.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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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16일 현대중공업 맞은편에 있는 울산 동구 현대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자와 울산광역시장 간담회에서 김기현 울산시장(오른쪽 3번째)와 윤종오, 박맹우, 강길부, 이채익, 김종훈 의원(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들은 울산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 초당적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지난 5월 16일 현대중공업 맞은편에 있는 울산 동구 현대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당선자와 울산광역시장 간담회에서 김기현 울산시장(오른쪽 3번째)와 윤종오, 박맹우, 강길부, 이채익, 김종훈 의원(왼쪽부터)이 손을 맞잡고 있다. 이들은 울산 경제가 처한 어려움에 초당적 협력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 시사울산 자료사진


1997년 광역시 승격 후 인구가 10배 가까운 경기도와 수출액 1, 2위를 다툴 정도로 산업이 발달한 울산. 우리나라 산업수도로 불리는 울산이 꿈틀거리고 있다.

울산은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지만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 국내 최대 생산공장 노동자 세력을 바탕으로 진보정치도 활발해 보수와 진보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총선 6개 지역구에서 보수 4명 진보 2명의 국회의원이 배출되면서 보수와 진보의 상향식 정치발전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울산이 꿈틀거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공해를 떠안고 국세를 가장 많이 내왔지만 막상 경제 위기에 처할 때면 중앙정부의 도움이 미약하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와 진보의 상향식 정치발전을 바탕으로 지역 정치인들이 중앙무대에서 큰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심심찮게 보도되는 김기현 시장 대선행보, 과연? 

울산은 과거 박정희 정권시절 2인자로 불린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과 198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통일민주당 내 동교동계 인사들이 탈당해 만든 평화민주당(평민당) 부총재를 지내며 김대중 대통령의 2인자로 불린 최영근 전 평민당 부총재 등을 배출했다. 하지만 이후 중앙무대에서 이렇다 할 큰 정치인이 배출되지 않고 있다.

울산시민은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쓰면서도 시민 한 사람당 평균 세금 부담이 960만원(2012년 기준)으로 서울 641만원보다 월등히 높은 전국 최고다. 하지만 최근 위기를 맞은 조선업 불황에 중앙정부로부터 이렇다할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목격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앙무대에서 활약할 지역정치인을 바라고 있다.

그 첫 주자는 김기현 울산시장. 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2013년 5월부터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울산광역시장에 당선되기 전까지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을 지낸 김기현 시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는 것.


김기현 울산시장의 대권행보가 최근 들어 언론을 통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지역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소통을 내세우며 토론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여권내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와 함께 차기 혹은 차차기 대권후보로 꾸준하게 거론된다.

전국 시도지사 시정수행평가에서 1위를 이어왔고 4·13 총선 후 여권내 기존 대권주자들이 쇠퇴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기현 시장은 대학생들과의 대화를 이어가며 '대권 행보'라는 보도가 나오던 지난해 5월 인터뷰에서 "강연에서 직접적으로 대권 운운 하지만 않았다. 단지, 목표를 향해 ing(현재 진행) 중이니 앞으로 뭘 하는지 지켜봐 달라고만 했을 뿐"이라고 말하면서 대권을 향한 속내를 비친 바 있다. (관련기사 : 김기현 울산시장의 다음 행보는 대권?)

특히 김기현 시장은 올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직후 "새누리당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정갑윤 의원, 여소야대에도 국회의장 꿈 이어가

정갑윤 의원(울산 중구)이 지난 2일 새누리당 전국위원회 의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전임 국회부의장을 지낸 정 의원은 의장으로 선출된 후 "전국위의 역할은 당이 가는 길에 물이 있으면 물을 메우고 산이 있으면 산을 깎는 일이다. 혁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올해 총선 전, 지역에서는 "정갑윤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다. 하지만 총선 결과 여소야대가 되면서 그 꿈이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서청원 의원과 함께 국회의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지역내 보수층을 중심으로 재차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장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제 1당 당위론'을 고수하고 있지만 향후 어떤 변수가 작용할 지 알 수 없어 정갑윤 국회의장에 대한 지역내 지지층의 기대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종훈·윤종오 의원, 진보정치 부활 구심점으로 거론

주목되는 점은 울산 무소속 진보정치인의 광폭행보다. 이번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울산 6개 지역구 중 1, 2위 득표율로 당선된 윤종오(울산 북구)·김종훈(울산 동구) 의원은 지난 5월 30일 국회 등원 이후 전국의 하청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차례로 만나면서 그들의 고충을 듣고 있다. 의정활동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이들 두 의원은 자신들이 곡 지켜야 할 소신과 원칙으로 노동자와 가족의 생존권 지키기라고 천명한 바 있다. 또한 '분열된 진보정치를 하나로 모으는데 힘을 다하는 것'을 지켜야 할 원칙과 소신으로 들었다.

지역정가는 이들 두 의원이 희미해져 가던 우리나라 진보정치의 부활에 구심점이 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일치하고 있다. 또한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권내 몇 안되는 진보 의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야권내 차기 핵심 주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두 의원이 "산업기술박물관과 산재모병원 건립 등 굵직한 울산지역국책사업들과 지역의 주요한 주민숙원사업들에 대해 여야를 떠나 힘을 모으겠다"고 천명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상생의 정치가 가능한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나왔다.

하지만 두 의원이 울산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추가 건설문제, 대기업과 관련한 산업현장의 안전문제 등에 대해 "여야 간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긴밀히 협조해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를 (여원 의원들에게) 기대해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칫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울산지역 정치인 당사자들의 중앙무대로의 활약 의지와 그 역할을 바라는 시민들의 의견이 일부 일치하면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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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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