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불법 벌채주암댐 도수터널 공사업체가 수령 30년, 직경이 최대 32cm나 되는 가로수(왕벚나무) 80여 주를 불법 벌채해 말썽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해당업체가 불법 벌채한 가로수.
이종관
주암댐 도수터널 공사를 담당하는 업체가 관계 기관의 허가도 받지 않은 채 가로수 수십 그루를 불법 벌채하고, 국유림을 무단으로 훼손해 말썽을 빚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즉각 대책위원회를 꾸려 반발하고 있고, 순천시와 국유림관리사업소는 공사업체 관계자를 조사한 뒤 고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전남 순천시 일원에서는 주암댐과 상사조절지댐을 지하로 연결하는 도수터널 공사를 하고 있다. 두 댐을 연결하는 약 11km 구간을 지표면으로부터 약 40m 지점에 직경 13.5m 크기의 관으로 설치하는 공사이다. 사업비만 1484억 원 규모로 2018년 완공할 예정이다.
그런데 공사업체가 주암댐 도수터널 공사 구간 중 승주읍 유평리에 있는 상사댐 측 접속구간 공사를 하면서 가로수(수령 약 30년의 왕벚나무) 80여 그루를 불법으로 벌채하고, 공사장 주변 국유림은 물론 사유지의 벌채 허가나 보상절차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훼손해 문제가 되고 있다.
도수터널 공사 승주읍대책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승주읍 남정리 이장은 "상사댐을 조성할 때 함께 심은 왕벚나무가 직경이 30cm로 자라 이제는 벚꽃 길이 아름다운 곳으로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데, 공사업체가 모조리 베어냈다"고 항의했다.
인근 마을에 사는 강감정씨도 "순천시가 정원박람회를 준비할 때 파가려 했던 것을 막아냈는데, 이번에 공사업체가 하루아침에 모두 베어버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강씨는 "불법을 저지른 공사업체에서 공사를 빨리 재개하려고 주민들 설득에 나선 것을 보면,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 같은데 관계 기관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했다.
주민들의 민원에 관계기관도 조사에 나섰다. 순천시 공원녹지사업소 김효중 담당은 "공사를 하려면 벌채 허가나 이식요청을 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도 없이 수령이 20년을 훨씬 넘겼고, 최대 직경도 32cm나 되는 가로수 왕벚나무 80여 주를 베어버렸다"고 말했다.
김효중 담당은 "이는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1조 1항을 위반한 것이다. 순천시가 조사한 피해액만 1억5000만 원에 이르러 지난 5월 25일(수) 순천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순천국유림관리소도 국유림 무단훼손 조사에 나섰다. 순천국유림관리소 담당자는 "우리는 국유림 훼손에 대한 사법경찰권이 있다"며 "시공사에서 약 120㎡의 면적의 국유림을 무단훼손한 것으로 드러난 만큼 현재 조사하고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검찰로 송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사업체에서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시공사 관계자는 토목 하도급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토목 하도급업체 현장관리인은 "벌목공들이 다 잘라버렸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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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암댐 주변 가로수 80그루 '싹둑', 주민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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