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원내수석부대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새누리당 김도읍(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완주(왼쪽), 국민의당 김관영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을 위해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이 6일 20대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재개했다. 앞서 새누리당이 국회의장단 선출 문제를 놓고 '자율투표' 가능성을 거론한 야권에 반발, 협상을 중단시킨 지 엿새 만이다. 특히 법정시한(7일)을 하루 앞두고 재개된 협상이란 점에서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협상 중단의 주요 원인이었던 국회의장단 '자율투표' 문제는 더민주 측의 원론적인 유감 표명으로 마무리됐다. 앞서 야당을 향해 '공개 사과'를 요구했던 새누리당도 전날(5일) "(입장 표명) 수위는 문제되지 않는다, '지난번과 같은 협상답지 않은 행태는 없을 것'이란 말만 들어가면 문제 삼을 생각이 없다"면서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이와 관련, 박완주 더민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두 당(더민주·국민의당)이 지난달 31일 자율투표를 통해 국회의장을 선출할 수도 있다고 한 것으로 3당 합의 없이 국회의장단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단 오해를 일으켰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라면서 부응했다. 그는 또 "원 구성 문제는 일방적으로 처리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3당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서 원만한 원 구성을 할 것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오찬을 시작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오후 2시엔 국회 귀빈식당에서 부분 공개로 형식을 바꿔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곧 협상의 '완성'은 아니다. 여전히 새누리당과 더민주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몫을 두고 원만한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도 적잖은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더민주 "여당, 운영위 못 준다면 주기 싫어도 줘야 할 것 내놔야"예를 들어, 박완주 부대표는 "20대 국회를 (법정시한 내) 개원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고 그 다음이 상임위 배분 문제 등"이라면서도 국회의장 문제와 상임위원장 문제를 따로 풀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국회의장 관련 협상을 지렛대 삼아 상임위원장단 배분 협상에 영향을 끼치겠다는 당초의 전술에 변화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그는 "(협상에서)국회의장단·상임위원장 배분 문제, 상임위 분할 및 통합 문제, 상임위 정수조정 문제, 특위 구성 문제 등 4가지 논의 사항이 있다"면서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같은 고리로 묶었다.
또 "이 부분에 대해선 여러 경우의 수가 있겠지만 굉장히 고차원의 방정식은 아니다, 여당에게 필요한 상임위 (배분)이나 야당이 총선 민의를 반영해야 할 원 구성은 가능하다"라면서 "서로 진짜 카드를 보이고 양보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법정시한 내 타결 가능성이) 반반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부대표는 "정보위원회·국방위원회·안전행정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 등 여당이 맡아서 하는 게 맞는 상임위는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청와대를 관할하는) 운영위원회를 못 주겠다면 주기는 싫지만 내놓을 것을 내놓아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예산결산특위나 정무위원회를 요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새누리당은) 외통위나 윤리특위를 협상카드로 내놨다고 보던데 그래도 더 내놔야 할 것 같다"라면서 그 같은 요구안이 협상안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국회의장직과 관련해선 "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전날 국회의장 얘기는 안 하시더라"라면서 새누리당에서 양보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오늘 만났을 때 여당이 국회의장직을 맡겠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가 양보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이 역시 협상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국회의장직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의도는 새누리당에서도 보인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협상할 때부터 줄곧 이야기했던 게 '의장은 여당 몫'이라는 것이다. 의장을 포기한다는 이야기는 한 적도 없다"면서도 "원칙적으론 여당 몫이지만, 더민주가 그에 상응하는 상임위원회에 대해 통 큰 양보를 하면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즉, 더민주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에서 한 발 물러선다면 국회의장직을 넘길 수 있단 얘기다. 이와 관련, 김도읍 부대표는 "좀 아프지만 최종적으로 저희가 양보할 상임위는 정진석 원내대표와 제가 상의해 2~3개 복안으로 가지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국민의당 "법정시한 내 원 구성 안 되면 따로 입장 발표하겠다"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 더민주 양쪽에 협상 지연의 책임을 묻고 있다. 특히 법정시한 내 원 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국민의당이 기존의 '관망자' 입장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원 구성 협상 지연은) 새누리당의 혼선과 더민주의 과욕이 원인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이미 국민의당은 어떤 경우에도 흥정이나 거래하지 않고 의석수에 따라 배분되는 2개 상임위원장만 차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와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개별적으로 만나보고, 수차례 전화통화도 했지만 두 당 모두 국회의장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라면서 "오늘 3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에서 (원 구성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우리 당의 입장을 7, 8일 양일 간 분명히 밝히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20대 국회 원 구성이 법정시한 내 마무리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이 직접 조율자로서 역할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국민의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양당 중 어느 한쪽에 힘을 실을 경우 지금과 같은 '균형' 상태를 깨고 최종합의를 보다 빨리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는 "어느 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게 옳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의당이 그를 말하는 건 좀 시기가 빠르다, 대장장이도 쇠가 달궈졌을 때 내려친다"라면서 "우리 입장을 내일과 모레 사이에 밝힌다고 했다"라고 답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당이 애초 목표했던 상임위를 보다 많이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은 현재 기획재정위원회·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보건복지위원회·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산업통상자원위원회 중 2곳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은 5개 정도"라면서 "그쪽에서도 '벽오동 심은 뜻'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캐스팅보트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가늠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 "답변 안할 것 알고 물으신 것 같다"라면서도 "거듭 말하지만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가 아닌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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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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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만에 만난 3당, 20대 국회 '법대로' 출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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