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가습기 살균제 파동을 일으킨 옥시를 처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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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전에도 유해물질관리법이 존재했고, 이 사건을 계기로 2013년 '화학물질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도 제정됐지만 내용이 촘촘하지 못해 제대로 된 피해 구제와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김 기자는 지적했다. 앞으로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20대 국회의 청문회 등 노력 여하에 따라 가습기 사건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풀릴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습기 피해자들은 앞으로의 싸움에 마음을 더 단단히 먹어야 할 겁니다. 소송과 싸움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지금처럼 언론에서 활활 끓는 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몇 달 안에 끝날 수도 있어요."김 기자는 그러나 자신은 이 문제가 마무리 될 때까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회사에서 4년째 환경부를 담당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줘, 명실상부한 환경전문기자가 될 수 있도록 전문성을 쌓아가고 있다는 그는 커피를 주문할 때도 종이컵 대신 머그잔에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10년차 기자인 그가 처음부터 환경전문기자를 희망했던 것은 아니다. 취재를 하면서 관련 공부가 쌓이다 보니 생태계 전체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고 한다.
'환경은 남의 일 아닌 당신의 문제'라고 호소"우리가 화학물질 속에서 살고 있는 것과 다름없더라고요. 저는 가능하면 '이건 당신네들 문제야'라는 부분을 기사에 녹여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환경 문제는 기후변화 위기부터 일상 제품의 유해물질 위협까지 광범위하다. 그런데도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축제 등 행사 때나 반짝 관심을 가질 뿐이다. 하지만 '환경의 위협'은 모든 사람을 향하고 있다.
영수증으로 사용되는 종이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널에이'가 묻어 나오고, 유전자조작식품(GMO)인 콩과 옥수수가 표기 없이 판매된다. 그래서 김 기자는 기사를 통해 위기에 처한 생태계의 문제가 독자의 삶과 무관하지 않음을 일깨워주려 애쓴다. 2010년부터 경향신문 웹사이트에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에도 좀 더 쉽고 말랑말랑하게 글을 올리려고 노력한다.
그는 또 한국환경기자클럽에서 최근 총무를 맡아 활동하면서 기자들이 언론사의 벽을 넘어 협업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 이 클럽은 전·현직 환경부 출입기자들이 가입하는 국내 유일의 환경기자 단체로 1990년대에 결성됐고, 현재 10여 명이 세미나와 공동취재 등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