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첫째 날인 4일에는 이병우(루카) 신부의 영성강의로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어둠이 내려앉을 때에는 대성당에서 통기타 듀엣 가수 해바라기의 개막식 축하공연이 있었다.
해바라기의 '사랑으로'에 맞춰 참석한 모두가 "아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라며 두 손을 맞잡고 힘껏 노래를 부르는 사랑의 하모니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5일에는 구순을 맞은 이화영 어르신을 비롯해 팔순과 구순을 맞은 어르신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효도잔치가 열렸다.
12년째 한센 노인들을 찾아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진주보건대 건강보감 동아리 학생들이 학교 축제 때 주점 등을 열어 마련한 수익금으로 선물과 노래 공연을 펼쳐 의미를 더했다.
기말고사 기간이라 바쁘지 않느냐는 말에 최혜인 동아리회장은 최혜인 회장은 "어르신들이 웃음과 박수로 답해 주셔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아름드리 벚꽃나무 아래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은 뒤에는 시문학콘서트가 바로 열렸다. 2014년 한센병력으로 입은 상처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시로 표현하며 <장단 없어도 우린 광대처럼 춤을 추었다>를 출간한 성심원 시인들의 시를 직접 듣는 시간이었다.
저녁에는 진주지구 천주교 합창단인 정찬문가톨릭합창단을 시작으로 합창공연들이 이어졌다.
행사장 의자 치우고 하나된 춤판
다들 바빠서 한자리에 꾸준히 참석하기 어려워 매번 단원이 바뀐다는 천주교·개신교·성공회·불교·원불교 종교인으로 구성된 지리산종교연대 합창단의 화합 노래가 울렸다. 이날 마지막으로 산철 둔철마을 사람들의 일종의 퍼포먼스 춤사위가 있었다. 대성당에 자리한 모두가 의자를 치우고 더불어 춤을 추면서 하나가 되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6일에는 약자들과 함께 지리산 둘레길을 걷는 행사가 비로 취소되고 시설 라운딩으로 대체되었다. 시설을 둘러보던 경기도 용인에서 왔다는 한 미라회원은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침대에 누워 있는 한센인의 손을 놓지 못하며 건강을 기원하면서 연신 "다음에 또 올게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특허출원한 타일 조각 8월2일까지 전시
축제 기간뿐 아니라 8월 2일까지 타일벽화로 특허출원한 김옥수 신부의 성화 타일이 요양원 2층에 원유동 한남대 교수의 동판화와 함께 전시되고 있다. 모든 건축 재료로 쓰이는 타일에는 김 신부의 예술성을 입혀 아름다움과 영성이 함께 깃들어 있다.
김 신부의 에칭 기계로 타일에 형상을 넣고 위에 물감을 입혀 구워내는 방식은 2008년 특허출원한 타일 조각은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에서도 찾기 힘든 전시회다.
전시회가 열리는 요양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자비의 문'을 동판화로 만들어 전시 중이다. '자비의 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누구나 위로하시고 용서하시며 희망을 불어넣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를 동판화로 재현해 천주교 신자를 비롯해 성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웃들을 귀찮게 하는 사람 덕분에 사랑의 열매가 싹터
자신을 '이웃들의 귀찮은 사람'으로 소개한 미라회 연책자 권태봉(요안나∙75∙서울) 씨는 "지인이 후원회원 가입을 권하면서 준 소개 책자와 회원 가입서가 든 묵직한 봉투는 내내 부담이었다"며 "연말이 되자 용기를 내어 처음 14명으로 시작한 회원 수는 한때 150명이 넘기도 했다"고 미라회 가입 초기를 떠올렸다.
권씨는 "초창기에는 1000원부터 시작한 후원금도 받기 쉽지 않았다"며 "후원금을 받으러 가는 자신을 이웃들은 '귀찮게 하는 사람'이지만 그 덕분에 사랑의 열매가 싹을 틔워 발걸음은 가벼웠다"고 말했다.
"예수님이 백번 부활해도 내가 한 번 부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예수님이 백번 부활해도 내가 한 번 부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독일속담처럼 성심인애축제는 한센인과 장애인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깨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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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들 덕분에 한센인들이 용기 잃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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