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에서 ‘노동콧대 높이기’란 주제로 강연한 은수미 전 의원
지유석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전 국회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충남 천안시청에서 노동자 및 시민들 앞에서 '노동콧대 높이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천안시공무원노동조합은 7일부터 9일까지 노동아카데미 '3인 3색 3가지 이야기' 프로그램을 개설했는데, 은 전 의원의 강연은 첫 번째 순서로 진행됐다.
은 전 의원은 먼저 산업재해로 매년 평균 2000명의 노동자들이 사망한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은 삼가라고 당부했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한 해 평균 2000명, 하루 평균 다섯 명의 근로자가 사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산업재해를 은폐하면서 연간 1조 3000억의 이득을 본다.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기업이 삼성이다. 삼성이 벌어들이는 이득은 약 858억이다. 산재를 은폐하는 이유는 자동차 보험처럼 과실이 적으면 보험요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기업은 무재해 업체랑만 하청계약을 한다. 그래서 감추는 게 최고다.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면 죽을 수 있다."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은 현 박근혜 정부들어 더욱 열악해졌다. 정부가 규제의 빗장을 잇달아 풀고 나섰기 때문이다. 은 전 의원의 말이다.
"지난 4년간 의정활동을 통해 인권, 안전, 환경을 방어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란 규제는 모두 물에 빠뜨려 놓고 필요한 규제만 살리겠다'고 했다. 이로 인해 희생된 것이 안전, 환경, 인권 관련 규제였다."은 전 의원은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약자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다뤄왔다. 은 전 의원은 '의자놀이'라고 지칭했다.
"아마 시민들도 겪으셨을지 모르겠다. 난 이 상황을 '의자놀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호루라기 불면 의자 두 개를 뺀다.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과 하청 노동자는 앉을 자리가 없어진다. 실제로 그렇다. 우리나라는 일자리나 돈이 없지 않다. 국내총생산(GDP)도 꾸준히 성장세다. 문제는 여러분의 돈이 적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가계부채 1000조 정도다. 기업들의 사내금도 비슷한 수준이다. 즉,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인 상황인 셈이다. 이렇게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의자를 뺀다. 이게 극으로 가니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내 의자 어디 갔냐?'고. 그럼 호루라기를 분 사람은 정규직과 공무원들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서로 싸우게 만드는 것이다." 청춘들의 고통 앞에 정치와 사회는 뭘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