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 년 회화나무에 박힌 쇠못의 정체

등록 2016.06.15 15:16수정 2016.06.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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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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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잡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0일 올라간 계대욱 시민기자의 기사 '[모이]오백 년 회화나무에 박힌 쇠못>'에서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을 지적받고 내용을 바로 잡습니다. 독자분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기사 수정: 15일 오후 3시 10분]

금천, 내성천, 낙동강, 세 강이 만나는 곳이라 '삼강'이라 불리는 곳에 왔습니다.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에 있는 삼강주막은 조선시대 말 전통주막으로 삼강나루를 찾던 사공과 보부상들의 쉼터였다고 합니다. 최근 이곳에 삼강주막을 테마로 문화단지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더군요.

주막촌 입구에 다다르니 아름드리 회화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네요. 오백 년에 이르는 오랜 세월을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아온 나무의 일생을 생각하니 경외롭습니다.

그러나 한 발 더 들어가서 보니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옵니다. 나무 한가운데 쇠못이 박혀 있고, 거기에 매어진 쇠줄이 나뭇가지를 당기고 있네요. 처진 가지를 받치려면 지탱할 수 있는 다른 구조물에 매어서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나무에 쇠못을 박아서 처리할 수 있을까요?

답답한 마음에 예천군 산림축산과 산림보호계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담당자는 출장 중이라 하길래 연락처를 남겼습니다. 보호수를 보호하려고 보호수의 심장 같은 곳에 저렇게 쇠못을 마구 박아도 되는 걸까,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후 예천군에서 수목 치료 전문기관인 한국나무종합병원의 박철재 부장을 연결해줬습니다.

"지름 2cm 정도 되는 '회로'라는 것을 나무에 관통시킵니다. 전산 볼트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걸 고정시킨 후 거기에 원형 고리를 걸고 와이어를 연결해서 처진 나무를 지지하는 겁니다."


"많이 쓰는 방법인가 보내요?"

"브레이싱(braceing)이라고 하는데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우리나라에서도 10여 년 전부터 보호수 관리에 적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저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쉽게 이해가 안 가는데 나무 생육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건가요?"

"예전에는 나무를 지지하기 위해 겉에 철로 된 원형 보호대 같은 걸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나무가 자라면서 오히려 나무를 조이게 돼서 생육에 방해가 되고 나무가 자라게 되면 다시 교체를 해야 되는 문제도 있습니다. 오히려 브레이싱이 나무에 피해를 덜 주는 적절한 보호법입니다. 한 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쓰여서 더 경제적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 김선희 박사도 비슷한 의견을 주셨습니다.

"브레이싱은 외국 사례에서 확인된 방법인데요. 지자체에서는 나무병원 같은 전문기관에 자문을 구해서 보호수를 관리하고 있어요. 이런 방법이 나무의 영양분이나 수분 공급에 크게 차질을 주지 않지만, 관통한 후 구조물을 넣을 때 방충, 방부 등 살균 과정을 거쳐서 나무에 2차 피해가 생기지 않게 주의해야 해요."

예천군 담당자는 상반기, 하반기에 각각 한 번씩 보호수 점검을 실시하는데 이번을 계기로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봐야겠다고 했습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나무가 아프지는 않을까, 감정 이입이 되네요.

#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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