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쏘아붙인 이해찬 "투표날 비행기 타고..."

[단독] 복당 앞두고 몸풀기, "정권교체 가능성 어느 때보다 높아져"

등록 2016.06.22 11:52수정 2016.06.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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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희훈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사단법인 통일맞이와 생명평화연대, 기독청년아카데미가 공동 주최한 강연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가 당선 되느냐가 국가 장래에 정말 중요하다"라며 "앞으로 1년 동안 후보들 간의 소통과 학습을 위한 토론으로 장기레이스를 펼쳐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2017년 대선이 1년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의 주류를 대표하는 인물인 이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던진 메시지라서 주목할 만하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후 지난 4월 19일 더민주에 복당을 신청했지만 김종인 지도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당내에서는 송영길·추미애 의원 등 8월27일 전당대회의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이해찬 복당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한신대학교 대학원에서 진행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내년에도 이런 엉터리 정부가 들어서면 국민들의 실망이 너무 크고, 1987년 이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대선 후보 구도는 우리 쪽이 더 낫지만, 지난번처럼 냉소적인 단일화가 되면 못 이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일에 배낭메고 비행기 타고 가는 그런 냉소주의가 어디있나, 정치는 굉장히 진실하게 해야 한다"라며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2012년 대선 당시 행보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대표였던 2012년 10월 9일 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당시 문재인 후보와 단일화 경쟁을 하던 안 대표의 약점을 공격했다.

안 대표 측은 단일화 협상 카드로 이해찬 지도부의 사퇴를 압박했고, 이해찬 지도부는 11월 18일 총사퇴해야 했다. 결국 불출마를 선택한 안 대표는 대선 투표 당일에 미국으로 출국해 이듬해 3월에 돌아왔고, 곧바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나서며 정치활동을 재개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희훈

이 의원은 "정치인은 진실성, 성실성 그리고 진실함이 있어야 한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고 해서 똑같은 게 아니"라며 "그런 자세 없이 냉소적으로 절실함이 없는 사람에게 국민들은 귀 기울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선거 때 포기하는 심정으로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나섰지만, 절실함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 단일화에서 뒤집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또 "(정권교체)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굉장히 높아져 있다"라며 "이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 앞으로 1년 동안 철저히 준비해서 선거를 이기는 게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어내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후보 선출, 여론조사 만으로는 안 돼... 인터넷 플랫폼 생각해봐야"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러 차례 '1년 이상의 장기 레이스'를 통한 야권 후보의 선출을 강조했다. 그는 "후보들 사이에 치열한 정책토론이 있어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후보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단련이 된다"라며 "(대선 레이스를) 내년 초부터 1년은 한다고 생각하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인터넷 투표'를 후보선출 방식으로 주장했다. 그는 "투표를 할 수 없으니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뽑는데,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라며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후보들의 토론 내용이 전달되고, 투표도 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은 복당 문제 등 당과 관련한 사항에는 일절 답을 하지 않으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강연에 앞서 기자와 만난 이 의원은 "강연과 관련된 질문만 받겠다"라며 "다른 질문에는 답할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2일 미국 방문 당시 재미교포 초청 강연회에서 자신의 복당 문제에 "내 별명이 '정무적 판단'"이라며 "더민주의 전당대회(8월 27일) 이후 새로 들어서는 지도부에 복당과 관련한 정무적 판단을 요청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총선 당시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자신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이유로 내세운 '정무적 판단'을 비꼬아 말한 것이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강북구 한신대에서 '한반도 통일의 미래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희훈

#이해찬 #문재인 #안철수 #김종인 #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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