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첨찰산 자락에 들어앉은 운림산방. 진도를 예술의 고장으로 승화시킨 중심지다. 국가명승 제80호로 지정돼 있다.
이돈삼
진도 운림산방은 유서 깊은 곳이다. 시·서·화에 능했던 조선의 대표 화가 소치 허련에서부터 그의 아들 미산 허형, 손자 남농 허건, 증손자 임전 허문, 고손자 오당 허진까지 일가 직계 5대가 200여 년 동안 그림을 그려온, 큰 화맥의 뿌리다. 진도를, 나아가 남도를 예술의 고장으로 승화시킨 중심지다. 국가명승(제80호)으로 지정돼 있다.
허씨 일기가 이곳에 터를 잡은 건 1857년. 소치가 나이 50살 때 화실을 꾸미고 머물면서부터다. 그의 후손들도 이 집에서 대를 이어 그림을 그리면서 자연스레 남종화의 본거지이자 산실이 됐다.
'진도에서는 개도 붓을 물고 다닌다'거나 '허씨들은 빗자루나 몽둥이만 들어도 명필'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것도 이들 양천 허씨 일가에게서 유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