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대위 벌써 '파장' 분위기
일괄복당·권성동 퇴출로 힘 다 빼

친박계 동반 책임론 나오고 후임 사무총장 찾기도 '깜깜'

등록 2016.06.24 15:05수정 2016.06.2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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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나누는 김희옥-정진석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사무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희옥 혁신바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야기 나누는 김희옥-정진석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사무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김희옥 혁신바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유성호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김희옥 호'가 여전히 계파 풍랑에서 휘청이고 있다.

유승민·윤상현 등 탈당파 일괄복당 결정으로 불거졌던 계파 갈등이 '권성동 사무총장 사퇴'로 진화되지 않고 또 다른 불씨를 남겼기 때문이다. 바로 친박계 동반 책임론과 후임 사무총장 인선 문제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은 23일 '권성동 경질 방침'을 발표하며 "당의 기강과 화합 차원에서 필요한 후속 조치를 취하고 후일 사무총장 지명은 유능하고 중립적이고 능력 있는 인사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성동 의원은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필요한 후속 조치' 발언을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그의 말은 회의 직후 김영우·이학재 의원을 비롯한 일부 비대위원들과 당사 사무총장실에서 1시간 여 회동을 한 이후에 나왔다. 즉, 권 의원이 사무총장 교체 요구를 수용하면서 김 위원장과 그 '조건'을 조율했음을 시사한 것이었다.

실제로도 김 위원장과 권 의원은 '위원장의 유감 및 입장 표명 뒤 사무총장 사퇴 수용'이란 결과를 만드는 과정을 놓고 사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친박계 동반 책임론이 (김 위원장과 권 의원에게 제안한) 중재안에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중재는 안 했고, (권 의원이) 불명예스럽게 나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며 "그 내용을 두고 권 의원과 김 위원장이 대화를 많이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자 김 위원장이 밝힌 '필요한 후속 조치'에 대해 비박계는 "친박계도 동반사퇴해야 하다는 뜻"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첫째, 비박계인 권 의원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만큼 친박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도 함께 경질돼야 한다는 요구다. 권 의원은 김 의원 등과의 회동 직후 "김 부총장이 사무총장직을 권한 대행 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아니지, 내가 사표를 안 냈잖아"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김태흠 부총장도 책임져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위원장이 알아서 하겠지"라면서도 "내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고, 특정인 누구를 이름 올리며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당의 기강과 화합 차원에서 필요한 후속 조치) 그 의미가 뭔지 잘 알아보라"고 답했다. '권성동 사무총장 경질' 결정을 두고 강하게 반발해 온 비박계를 다독이기 위해서라도 친박계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뉘앙스였다.

친박계 동반 경질설까지, 거듭되는 갈등에 비대위 위상도 추락


비박계 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사무총장) 경질 발표는 상당히 유감스럽고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대처를 고민해봐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그가 권 의원과 함께 동반 사퇴 가능성도 고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설사 현 상황이 권 의원의 동의로 풀렸다 하더라도 유야무야 넘기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비박계는 더 나아가 후임 사무총장 인선도 '탕평'의 원칙 위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의원이 나간 자리를 친박계 인사가 메꾸면 계파 갈등이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강석호·이철우·조원진·홍일표 등 3선 의원들이 후임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계파별 호불호가 뚜렷해 적임자를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각 후보자들의 의지도 저조하다. 8.9 전당대회까지만 맡을 '초단기' 사무총장직에 굳이 욕심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 중진의원 측 관계자는 "우리는 (사무총장) 안 할 것"이라며 "한시적이라 '달란트'가 많지 않아 3선 그룹에서는 할 분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사무총장 인선을 머뭇거리는 김희옥 비대위의 권위도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이) 그저 (사무총장 경질 이유가) 당무 보좌 견해 차라는 암호 같은 말을 했다"며 "더 이상 혁신할 의지가 없음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비박계 나경원 의원도 24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사실 원내대표의 사과가 있었으면 그것으로 (사무총장 경질 없이) 그냥 마무리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라고 꼬집었다. 또 "지금부터는 전당대회의 준비 사무 이외에 특별히 해야 할 일이 없지만 사무총장을 임명하지 않고 부총장이 대행하는 체제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이제는 비대위에 저희가 기대할 게 별로 없지 않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권성동 #김희옥 #새누리당 #김태흠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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