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가 간다』 박종채 글, 그림/ 상상의 힘
상상의 힘
그림책 <두꺼비가 간다>는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글이 없다고 했지만 그림책에는 '둥, 둥, 두둥, 둥, 둥, 두두두두두.' 북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들이 잔뜩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글자들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글이 아니라 심장을 울리는 북소리로 다가오기에, 글 없는 그림책이라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림책은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두꺼비들의 행진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책의 시작부에 널따랗게 펼쳐진 푸른 산야는 가슴이 시리도록 정겨운 우리 땅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높지 않아 친근하고 깊지 않아 찾아가고 싶은 우리네 산야에 두꺼비가 말없이 행진을 시작합니다.
'둥' 소리에 맞춰 한 마리, '두둥' 소리에 맞춰 또 한 마리, 빗줄기도 두꺼비의 행진을 응원하듯 투둑투둑 내리는데, '둥둥 덩덩 둥둥 덩덩' 두꺼비들이 하나 둘 모여 길을 갑니다. 북소리가 높아지고 잦아질수록 두꺼비들의 대열은 늘어납니다. 두꺼비를 위협하는 생쥐며 독수리, 뱀, 늑대들도 하나 둘 늘어납니다. 이글거리는 아스팔트, 길을 막는 철조망, 쌩쌩 달리는 자동차들, 두꺼비들은 이 모든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그들의 길을 갑니다.
'둥둥둥둥둥, 둥둥둥둥둥, 더러러러럭, 더러러러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