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안산역 앞에 있는 한 파견업체의 인력모집 광고판. 2016년 최저임금인 시급 603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 조건이 눈에 띈다. 지난해 최저임금인 시급 5580원에 맞춘 급여 조건인 것으로 보인다.
선대식
앞으로도 계속 감시하겠습니다예전 같았으면, 저도 누리꾼도 고용노동부의 이번 이벤트를 흘려 넘겼겠지요. 하지만 누군가의 노력으로 몇 해 전부터 파견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 누군가가 없었다면, 지난해부터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한 파견법 개정은 현실화됐을 겁니다.
그들은 바로 파견노동자와 활동가들입니다. 안산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는 2013년 파견노동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파견노동자들은 파견노동의 현실을 고발했고, 국회 국정감사에도 나갔습니다. 민주노총 안산지부도 힘을 보탰습니다.
제가 지난 2, 3월에 걸쳐 한 달 동안 반월·시화단지의 여러 공장에 위장 취업할 수 있었던 데에도 이들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앞서 말한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의 종합 대책도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 이벤트에서 볼 수 있듯, 고용노동부의 입장은 파견법 개정입니다. 이와 상충되는 안산지청의 대책을 믿을 수 있을까요. 안산지청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법 파견을 단속할 여력이 없다", "불법 파견은 노동자가 원하는 일"이라고 말해, 큰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랬던 안산지청이 '공공고용서비스 강화', '근로조건 개선 추진·불법 파견 단속'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안산지청이 180도 입장을 바꾼 셈입니다. 진정성에 의구심이 생기지만, 의미 있는 첫 걸음인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얼마 전 위장취업을 도와줬던 분들과 연락했는데, 누군가 말했습니다.
"기자님 기사 때문에 고용노동부가 대책을 발표한 것 같네요."책임감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쓴 기획 기사들이 안산지청의 대책을 이끌어내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를 했다면, 계속 이를 감시하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파견 노동의 현실을 고발하고 파견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기획에 관심을 보여준 독자와 후원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클릭] '불법파견 위장취업 보고서' 기획기사 보기 ① 22개월 뒤 물러날 대통령께 보내는 '위장취업' 보고서② "여자친구랑 놀고 싶다면 그 길로 퇴사하세요" ③ 아무도 안 알려준, 분무기의 '무서운' 문구④ "여긴 정말 미쳐 날뛰는 무법지대"⑤ 엄마도 젊은 관리자에게 "개또라이" 소리 들을까⑥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을 해고합니다⑦ 일당이 1만4000원... 회사 문 박차고 들어가다⑧ 손 잘리면, 무당 불러 굿하는 공장⑨ 법 어긴 사장 "월 700만원 벌어 어떻게 사나"⑩ '2천만원에 정규직 포기하라'는 회사, 이 남자의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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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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