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연이 생산부문 폐지로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두 차례에 걸쳐 본사인 산켄전기가 있는 일본에서 원정투쟁을 벌였고, 소음 민원으로 일본경찰이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선임
원정투쟁에 다녀온 이선임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29일 "손에는 '어제 아이의 입학통지서를 받고 오늘은 해고통지서를 받았다'는 펼침막을 들고 원정투쟁을 벌였고, 현지에서 지나가는 시민들한테 절절하게 외쳤다"고 말했다.
이 부지부장은 "입학과 해고 통지서를 받았다는 조합원의 이야기를 하면 참으로 가슴이 아렸다"며 "일본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에서 선전전을 하고 있는데 학부모처럼 보이는 한 여성이 다가와서 우리를 토닥거리며 격려의 말을 하고 지나가더라. 해고 아빠의 마음이 국경을 넘어 전해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원정투쟁단은 산켄전기 본사와 해외영업부를 찾아갔지만 속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원정투쟁단은 산켄전기 관계자로부터 "한국산연 경영진과 논의하라"는 말만 들었다.
원정투쟁단은 "한국 경영진과는 대화가 되지 않아 왔으니 본사가 책임지고 정리해고 철회시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산켄전기와 관련 있는 세계 도처를 다니며 규탄할 것이고, 항의시위를 할 수밖에 없으며 모든 책임은 본사에 있다"고 말했다.
일본경찰과 마찰도 벌어졌다. 원정투쟁단은 "산켄전기와 면담이 처음에 이루어지지 않아 요구하는 과정에서 면담투쟁이 계속되었고 집회 성격으로 되면서 소음 민원으로 일본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지만, 우리는 거침없이 항의했고 '다시 투쟁하러 오겠다'는 말도 남겼다"고 전했다.
금속노조 한국산연지회는 산켄전기에 보낸 항의서한을 통해 "사측은 불법, 부당한 정리해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한국산연은 화재가 났던 공장의 수리와 정상화를 바라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노사가 합의한 합의서를 위반해 해고를 시킨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들은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공장 운영을 정상화하도록 해야 한다"며 "생산부문만 없애겠다는 사측의 결정은, 경영의 문제만이 아니라 결국 저임금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사용해 사측의 이윤만 채우면서, 올바른 요구를 하는 노조를 와해시키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창원 등지에서 다양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야당과 노동,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국산연 정리해고 반대, 외자횡포 규탄, 공장 정상화,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오는 7월 11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한국산연 사태로 본 마산자유무역지역 외자기업의 문제점과 대응 방안 토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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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외친 "아들 입학 통지서 다음 날 해고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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