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9월 중국 베이징 자금성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부부.
청와대
사드 배치의 핵심은 전자파 논란이 아닙니다. 사드가 배치됨으로 벌어지는 한중 관계의 불신과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긴장입니다. 대중국 무역 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 제재가 벌어진다면 경제 위기가 닥칠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중국이 남중국해 스카버러 섬의 영유권 문제를 놓고 필리핀과 대립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중국은 자국민의 필리핀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중국 주요 여행사들은 관광 담당 부서인 국가여유국의 지시로 필리핀 관광 상품을 팔지 않았습니다. 중국 남방 항공은 중국과 필리핀 간 항공 운행 횟수를 하루 한 편으로 줄였습니다. 당시 필리핀 방문객의 20%가 중국인이었는데, 엄청난 타격을 입었습니다.
중국은 필리핀과 대립할 때 필리핀산 바나나에서 유해 미생물이 발견됐다며 검역 강화 조치를 내렸고, 컨테이너 1500대 분량의 필리핀산 바나나가 중국 세관의 통관 거부로 몽땅 썩어 버렸습니다. 당시 필리핀 농가들은 360억이 넘는 손해를 입었습니다.
중국은 일본의 센카쿠 열도, 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이 벌어졌을 때 희소자원인 희토류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한국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중국산 냉동 마늘 등에 관세율을 올리자 반한 감정이 중국에 나오는 등 '마늘 파동'이 벌어졌습니다.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사드 배치 결정이 한반도 상황을 근거로 내렸다지만, 사실상 사드는 동북아시아, 중국,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다. 이 위협은 군사도전일 뿐 아니라, 한반도 상황에 반응하는 여러 국가들간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다.
일례로 미국이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 이후 미국의 군사적 위력이 확대되며 지역 상황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급격히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과 러시아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되어 대응 보복책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역 내 군비경쟁을 과열시키며 동시에 여러 측면에서 충돌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게 된다. 지역 안정 유지는 물론 중국, 미국, 동북아시아 국가들 간 평화로운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될 것은 뻔하다. 또한 중국인들 사이 미국의 정책에 모욕을 느끼며 적대적 기운이 치솟아 급기야 중미 무역경제관계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중국 헤이룽장성 사회과학 동북아시아아카데미 연구문제센터 다지강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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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해서만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중국과의 문제, 동북아시아의 긴장 상황에 대해선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에게 더 큰 위험을 숨기고 있는 셈입니다.
또다시 출국한 박근혜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