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관람객에게 작품 설명을 하고 있는 김서경, 김운성 부부 조각가. 사진 속 포탄엔 'PEACE'라는 글자가 보인다.
최진섭
'PEACE', '和平', 'へいわ', '평화' 포탄으로 만든 작품에는 여러 나라 글자로 '평화'라 적었다. 사람 키보다 큰 거대한 포탄으로 만든 대표 작품의 이름은 '평화의 나무'이다. 일부 작품들은 전쟁의 위험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들은 이를 전달하기 위해 공포감, 기괴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했다.
폭탄을 소재로 작품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폭탄의 성질은 파편으로 부서지게 되어 있어서 일반적인 쇠 용접보다 어려웠다. 바다에서 건져낸 폭탄은 녹이 두껍게 슬어 있었다. 용접 작업 중에 녹이 눈에 튀어 들어가서 안과 치료 받느라 애먹었다. 그리고 수십, 수백 kg씩 나가는 포탄을 다루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천여 점의 작품을 일일이 갈아내고, 두둘기고, 붙이는 작업을 하면서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포탄이라는 소재의 특수성과 평화라는 주제의 보편성에 공감매향리에는 아직도 수만, 수십만 발의 포탄이 쌓여있다. 김운성 작가는 이 포탄을 사용해서 한국의 작가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작가들이 공동 작업을 하게 되기를 원한다.
"전쟁과 전쟁연습에 앞장서는 국가, 전쟁의 위협을 느끼는 국가의 작가들이 합심하여 전쟁의 위기를 경고하고 평화의 마음을 모으는 작업을 할 필요가 있어요. 오늘 관람 오신 분들 중에 외국인들 반응이 매우 좋고 작가의 의도를 잘 이해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전시용 작품인데 판매하라고 조르는 외국인도 있었고요. 아무나 구할 수 없는 폭탄이라는 소재의 특수성과 평화라는 주제의 보편성이 이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