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모독 언행 수차례 있어" 서울남부지검장은 '검찰총장 경고'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검찰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김홍영(33)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에게 폭언·폭행한 의혹이 제기된 상급자 김모 부장검사를 해임키로 했다.
대검찰청 감찰본부(본부장 정병하 검사장)는 26일 감찰위원회를 열어 김수남 검찰총장에게 김 부장검사의 해임 청구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감찰위원회 권고에 따라 김 총장은 법무부에 김 부장검사의 해임을 청구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해임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앞서 5월 19일 김 검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자 서울남부지검이 자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후 여러 의혹이 제기되자 이달 1일 대검 감찰본부가 김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감찰에 착수했다.
대검은 김 부장검사가 서울남부지검, 법무부에서 근무한 201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2년 5개월의 근무기간을 대상으로 감찰을 벌였다.
감찰 결과, 김 부장검사의 폭행·폭언 사실을 확인했다고 감찰본부는 밝혔다.
김 부장검사와 김 검사의 컴퓨터 기록, 김 검사의 청사 출입 및 내부전산망 접속 내역, 휴대전화 통화, 김 검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친구들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 등을 정밀분석했다.
감찰본부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장기미제 사건을 미리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 검사에게 폭언하는 등 인격 모독적인 언행을 수 차례 했다. 부 회식 등 술자리에서 김 검사를 질책하다 술에 취해 손바닥으로 검 검사의 등을 쳐 괴롭힌 행위도 수회 있었다.
이외에도 김 부장검사는 법무부 근무 당시 중요하지 않은 사항을 보고했다는 등의 이유로 법무관들에게 수차례 욕설을 하거나 폭언했다. 민원 발생을 보고하지 않은 경위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고서를 구겨 바닥에 던지는 등 인격 모독적 언행도 수회 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찰본부는 "김 부장검사가 소속 검사와 공익법무관, 직원 등을 지도·감독하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모욕 등 인격 모독적 언행을 일삼은 점, 피해자들이 몹시 괴로워했던 점 등을 고려해 김 부장의 품성이나 행위로는 더 이상 검사로서의 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또 직상급자인 김진모 서울남부지검장에게는 지휘책임을 물어 검찰총장 경고 조치를 권고했다.
김 검사는 5월 자택에서 업무 스트레스와 검사 직무에 대한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이후 상사인 김 부장검사가 잦은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검사는 평소 친구들에게 '부장이 술에 취해 때린다', '술 시중으로 힘들다', '죽고 싶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달 10일 서울고검으로 전보됐다.
정병하 감찰본부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검찰 내에 바람직한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김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사후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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