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 벼룩시장 행사 모습
신희완
중정(Hinterhof)은 작은 정원 혹은 유사한 형태로 사방이 건물에 둘러싸인 공간이다. 이는 유럽의 전통적인 공동주택 양식이 만들어낸 공간이다. 차양과 환기 등을 위해 만들어졌으며, 그 규모와 생김새는 다양하다.
사방이 건물로 둘러싸인 중정은 거리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아무나 출입할 수 없는 공간이고, 공동 주택 거주민 만이 공유하는 공간이다. 즉, 이 행사를 위해 중정으로 들어오는 문을 열어도, 누군가의 집 안까지 들어가게 되는 것은 아니다.
중정은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는 공적 영역인 거리에서 가장 사적인 집으로 들어가기 전 공간이다. 복도나 계단처럼 단순히 이동을 위해 지나치는 공간이 아니라, 적게는 십여명 많게는 수십여명이 거주하는 공동 주택 사람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동의 공간이다.
그래서 중정은 거주민의 특성에 따라 활발한 교류의 장소가 되기도 하고, 쓰레기를 버리며 지나치는 복도나 다름 없는 평범한 장소로 활용되기도 한다.
2014년부터 시작한 중정 벼룩시장 행사는, 이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행사를 기다릴 정도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
폴리와 밥(Polly & Bob)은 2013년 폴커 짐즈(Volker Siems)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사회적 기업으로, 이웃과 이웃을 연결하고, 이웃간 행사를 도와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 걸맞게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지만, 대부분 활동은 오프라인에서 새로운 이웃 공동체와 지역 활동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