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차에 가로막힌 가족들.
이진숙
가족분들은 저를 보고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경찰차를 좀 빼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제가 어찌된 일인지 알아보고자 공장 앞으로 가겠다고 하자 여지없이 경찰은 저를 막고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고 하였고, 제가 인권지킴이단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들여보내라고 하니 그제야 마지못해 들여보내주더군요.
정문 앞에는 불행한 사태를 막고자 아산시의회 의원 몇 분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고, 저는 경찰 책임자를 찾았습니다. 정문을 등지고 좌우론 경찰, 정면으론 용역들이 서 있는 상황에서 책임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저는 마이크를 들고 말했습니다.
"아산경찰서 경비과장님, 정문 앞으로 와주세요. 저는 도민인권지킴이단 아무개입니다. 가족들의 집회를 차벽으로 가로막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차벽이 불법이라고 판결도 났습니다. 집회는 의사표현을 하고자 하는 것인데 차벽으로 막아놓으면 안됩니다. 속히 정문 앞으로 오시고 대화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여러 번 방송을 했음에도 경비과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가족들은 여전히 차벽에 가로막혀있었습니다. 용역들이 서있는 뒤편 멀리 경비과장이 서 있다고 옆에 분들이 알려주시더군요. 뛰어가서 물었습니다. 왜 대화에 응하지 않으시는지, 왜 차벽을 치우지 않으시는지.
그랬더니 경비과장 말씀이(제가 녹음을 하지 않아 정확히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만, 대강의 요지는) '인권지킴이단이 대체 뭐냐(설명하고), 공무원이냐(아니다), 공무원이 아닌데 왜 여기 있느냐, 공무집행방해다, (부하 경찰들에게 명령조로) 내보내라, 어제 인권위 조사관도 아무 말 없었다(어제는 가족들을 차벽으로 막진 않았다), 왜 경찰한테 차 빼라고 명령이냐(시민 누구나 불법적인 행위를 신고하고 조치하길 요구할 수 있는 거다), 국가기관인 인권위도 경찰에 권고만 한다 (시민단체인 지킴이단이 경찰에게) 명령이냐' 등이었습니다.
거듭 항의하자 상부에 보고하고 검토해서 처리하겠다고 해서 제가 명함을 주고 꼭 답변을 달라고 했습니다만 공장을 떠날 때까지도 차벽은 철수되지 않았습니다.
근거를 묻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답변을 요구하는 인권지킴이단에 대한 이번 아산경찰서 경비과장의 태도를 보면서 저는 보통의 시민에게는 어떤 태도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경찰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민중의 지팡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걸까요?
국가인권위로 2차 진정을 추가로 하겠지만, 안타까운 점은 충남 경찰의 인권시계는 멈춰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충남은 안희정 지사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인권조례제정, 도민인권선언, 인권지킴이단 위촉 등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경찰이 지방행정은 아니지만 시민의 안녕과 인권 보장에 최선을 다해야 할 터인데 아산경찰서의 태도는 너무도 우려스럽습니다. 저는 도경찰청 인권센터로도 이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경찰을 욕보이고자 함이 아닙니다. 경찰이 갖춰야 할 인권의식과 태도가 무엇인지 이번에 확인하는 기회와 경험이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후속 기사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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