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인협회의 육당?춘원 문학상 제정 규탄 기자회견
송민희
문학평론가이기도 한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은 "이들은 단순한 문학인이기 전에 정치, 사회, 문화 모든 부분을 상징한 인물이므로 이들을 기리는 상을 만든다는 것은 이완용을 기리는 상을 제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하며, 문협 회원들을 향해 "회원들 회비로 만든 '친일 문학상' 제정에 진정 동의하는 것인가, 아니라면 왜 침묵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문협은 국내 최대 문인단체로 지난 7월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문효치 이사장이 제안한 '육당문학상'과 '춘원문학상' 제정안을 가결했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이광수가 쓴 소설 <무정> 발표 100년을 기념해 심포지엄도 열겠다고 밝혔다. 문효치 이사장은 "육당과 춘원의 친일 부분에 대해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하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작품에 대해서는 평가해야 한다"며, "한국 현대문학 초창기에 두 분이 작품으로써 문학사 건설에 크게 기여한 것이 사실인데 친일 행적 때문에 문학적 자산까지 가려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 문학상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2일 민족문제연구소는 논평을 내고 "이는 전형적인 '공과론'으로 해방 직후부터 최근까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친일파와 친일비호세력들의 변명 중 하나에 불과하다. '문학적 자산이 가려져선 안 된다'는 문 이사장의 핑계와 달리 최남선과 이광수에 대한 연구는 차고도 넘치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