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 폭염에도 잘 자란 배추싹

등록 2016.08.10 20:09수정 2016.08.1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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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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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만에 배추싹이 소담스럽게 올라왔습니다. 낮에는 땡볕, 밤에는 열대야로 한여름의 날씨가 푹푹 찌네요.


뜨거운 여름 날씨에 들녘엔 나락모가지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마당에 널린 빨간 고추는 잘 마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가을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후 들어 휴대폰이 울립니다. 배추 모를 함께 부은 이웃집 아저씨입니다.

"배추 싹트기 시작했어요?"
"그럼요! 아침에 삐쭉삐죽하더니 지금 보니까 떡잎이 소담해요."


아저씬 전화를 끊고 바로 오셨습니다.

"아니, 며칠 되었지?"
"우리 일요일 오후에 부었잖아요?"
"그럼 오늘이 만 사흘만인가?"
"그런 셈이네요."



사흘 만에 새 생명이 탄생하다니! 참 신기합니다. 아저씨는 어릴 적 부모님 밑에서 농사짓다가 살기가 팍팍하여 도회지로 일찍 나왔다고 합니다. 노후에는 시골에서 부모님 농사짓는 흉내라도 내고 싶다고, 우리 마을로 이사 왔습니다. 집에 딸린 작은 텃밭을 가꾸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하십니다. 적적할 때 나하고 잘 어울립니다.

아저씨는 어린 배추싹을 보고 또 봅니다.


"작은 생명이 참 신비스럽죠?"
"그럼, 이 작은 떡잎이 자라 결구가 되고, 한아름 김장배추로 크잖아!"


그렇습니다. 연약한 떡잎이 김장배추로 크게 자라리라고는 처음엔 믿기지 않지만, 자연은 스스로의 힘으로 사람의 기대에 부응합니다. 아저씨께서 어린 새싹에 조심스럽게 물을 뿌려줍니다.

"이제 며칠이나 키워야지?"
"한 이십일이면 옮겨 심을 걸요."


아저씨는 본밭에 옮겨 심을 때까지 새싹들이 건강히 자라도록 물주기를 잘 하자고 합니다.

새싹의 생명에 우리는 큰 기대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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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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