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과 이정현, '당청 합체'를 증명하다

신임 지도부 오찬 회동 이어 25분 독대까지... "집권세력 일원으로 책임 다할 것"

등록 2016.08.11 18:01수정 2016.08.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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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현 대표, 박근혜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현 대표, 박근혜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연합뉴스

"국가관도 투철하시고 소명의식도 강한 분들이라 앞으로 당을 잘 이끌어주시리라는 기대를 많이 하게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 이정현 당대표 등 신임 새누리당 지도부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대표를 비롯해 친박 주류가 대거 진입한 새 지도부를 향한 '애정'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었다.

박 대통령은 "당·정·청이 하나가 돼 오로지 국민만 보고 앞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삶도 지금보다 더 편안해질 수 있고 나라도 튼튼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향후 당청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정현 대표도 "여당과 야당을 굳이 구분해 놓은 것은 여당의 역할과 야당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당청 일체론'에 힘을 실었다. 앞서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국민백서>를 통해 "불통의 정부와 거수기 여당"을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지목했던 것과 180도 다른 인식이다. 오히려 이 대표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해서 저희 여당은 우리 대통령님이 이끄시는 이 정부가 꼭 성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신(新) 밀월관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박 대통령 "당·정·청이 하나 돼야 국민에게 희망 줄 수 있어"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가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가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이원종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모신 이후로 (대통령이) 이렇게 많이 웃으신 건 처음이라고 하더라"는 말도 나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당청 일체론'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금 당의 새 지도부에 국민들이 바라는 바는, 반목하지 말고 민생 정치에 모든 것을 좀 바쳐서 해 나가달라,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라면서 "그렇게 되려면 우리 당부터 화합하고, 또 당·정·청이 하나가 돼 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때 국민들한테 희망을 주는 새누리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 추가경정예산 ▲ 규제프리존특별법 ▲ 노동 4법 등을 '당면 현안'으로 제시하며 "이런 것을 모두가 힘을 합해서 하나하나 해결해 나감으로써 우리 정부나 국가가 지향하고 있는 혁신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그렇게 많이 힘써주시기를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 번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또한 "여기 계신 지도부와 또 당, 정부, 국민이 하나가 돼서 나아간다 하면 어떤 험난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가 헤쳐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라면서 "실제로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힘 내셔서 많은 헌신을 해주시기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라고 '당청 일체론'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금메달을 딴 펜싱 박상영 선수를 거론하면서는 '자신감'을 주문하기도 했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원론적 얘기였지만 20대 총선 참패 후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자중해야 했던 친박계를 향한 격려로도 풀이될 수 있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여러가지 안팎으로 나라 사정이 어렵지만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린 해낼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면서 "더 큰 자신감과 도전의식, 어떤 용기를 가지고 뛴다면 우리가 다시 한 번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를 비하하는 마음으로는 뭐가 될 수가 없다"라면서 "우리 지도부부터 신념과 의지를 가지고 자꾸 국민들께서 힘을 내시도록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현 대표는 이에 "당·정·청이 완전히 하나, 일체가 되고 동지가 돼서 국민에게 약속한 것들을 제대로 실천하고, 특히 집권 세력의 일원으로 책무를 다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또 청와대의 오찬 초청에 대해 "정기국회가 다가오기 때문에 새 지도부를 이렇게 빠른 시일 내에 초청한 것은 많은 대화를 나누자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저희도 그런 각오를 하게 된다"라면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전폭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누진제 개편 논의 건의에 즉답한 박 대통령, '당청일체론' 탄력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 이정현 당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 이정현 당대표 등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를 초청, 오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춘추관

이 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에서 개각과 광복절 특별사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등에 대한 의견도 전달했다. 특히 누진제 개편 문제는 '민생 정치'를 앞세운 이정현 지도부의 첫 평가 잣대로 부각된 사안이기도 하다.

우선, 그는 개각과 관련해 "인사권자인 대통령께서 여러 국정 전반에 대해서 다 판단하실 문제"라고 전제한 뒤 "탕평인사, 균형인사,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인사도 조금 반영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건의했다. 또 12일 확정, 발표될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서는 "민생·경제사범에 대해서는 통 큰 사면이 있기를 국민이 기대하는 것 같다"라고 전달했다.

누진제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평상시 같으면 다른 문제겠지만 이렇게 일정 기간동안 요금이 확 오르다보니까 가계 수입은 정해져 있는데 많은 걱정들을 하게 된다"라면서 "오늘 대통령을 뵌 김에 이 부분을 당·정·청에서 긴급하게 민생현안 문제로 논의를 해서 대책 건의를 올리자는 식으로 아침에 회의를 했다"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 필요성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 중 누진제 개편 문제에 대해 바로 답변을 내놨다. 박 대통령은 "워낙 시급한 사안이라 그것에 대해서만 먼저 말씀을 드리면, 지금 이렇게 이상 고온으로 모두가 힘든데 집에서 전기요금 때문에 냉방기도 마음 놓고 쓰지를 못하고 이러는 게 참 상황이 안타깝다"라면서 "정부에서 어떻게 좋은 방안이 없을까 검토를 해왔고, 또 지금도 하는 중인데 당과 잘 협의를 해서 조만간에 그 방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당정은 이날 오후 5시에 긴급 회의를 열어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한편,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 회동에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 배치 논란과 김영란법 문제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석호 최고위원이 TK(대구·경북) 의원들 청와대 면담 당시에 대통령이 말씀한 제3지역 검토를 진행을 해주시는 게 좋겠다고 요청했다"라면서 "경북지사와 성주군수, 장관 등 관련자 중심 협의가 진지하게 진행 중이니 국방부 장관이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권한과 책임을 많이 부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영란법에 대해서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농·수산·축산업계의 우려와 내수경기 악영화 관련 해결 방안이 필요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행령 원안 수정 요청 의견이 많았다고 건의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해결이 필요한 문제"라며 공감대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과 정례회동? 사람마다 방법 똑같을 수 없다"

박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이날 오찬 회동 후 25분 간 독대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오찬 회동에서 했던 대화들의) 연장이었다, 국정과 민생, 당 운영에 대한 복안 등 상당히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라면서 "제일 중요한 결론으로는 '자주 연락드리겠다'고 말했고 대통령도 '알았다'고 기꺼이 답변했다"라고 전했다.

당청 '소통'이 강화될 것이라고 공언한 것이다. 다만, 김무성 전 대표의 '정례회동' 제안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특징 있고 방법이 똑같을 수 없다"라면서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또 "당·정이든 당·청이든 당·정·청이든 앞으로 원활하게 많이 진행되리라 본다"라며 "마침 총리하고 통화할 때 '앞으로 당·정·청 회의를 총리 공관 말고 당에서도 하고, 청와대에서도 하고 돌아가면서 하자'고 말했더니 총리가 기꺼이 옮겨 다니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도 덧붙였다.
#박근혜 #이정현 #당청관계 #누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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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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