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껏 모인 중고생연대의 회원들, 왼쪽부터 김가현씨, 곽비초씨, 문준혁씨, 최준호씨.
박장식
중고생이 이끄는 중고생연대, 19세 넘으면 자격 없다- 만나서 반갑다. 자기소개 한 마디씩 부탁드린다.
최준호: "강원도 춘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19살 최준호이다. 지난 해에 원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였지만, 학교 자체를 빨리 졸업한 덕분에 아직 미성년자다. 올해는 춘천에 새롭게 지부를 만들기 위해 춘천으로 이사를 와서 생활하고 있다."
문준혁: "경남 사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17살 문준혁이다. 현재 중고생연대에서 부대표를 맡고 있다."
곽비초: "춘천 우석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중2이다. 중고생연대 춘천지부에 소속되어 있고, 연대에서는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김가현: "춘천의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다. 얼마 전에 중고생연대 춘천지부장으로 선출되어 1년간 활동하게 되었다."
- 중고생연대에 대해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중고생연대에 대해 연대 대표인 최준호 씨가 자세히 알려주실 수 있는가.
최준호: "중고생연대는 중고등학생들의 자주적인 행동을 통하여 교육체제와 사회문제를 개혁, 변혁해내고자 하는 중고등학생들의 단체이다. 2014년 8월 22일 출범하였고, 2016년 8월 현재는 연천, 춘천, 사천, 부산, 청주 등 5개 지역 정식 지부와 여러 지역의 준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총 120여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교육제도를 전면 개혁하는 것, 중고등학생의 여가문화를 진흥하는 것,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중고등학생의 인권을 보장하고 권리를 신장하는 것을 단체 목표로 두고 있다. 이 중에서 교육체제에 대한 개혁은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주장하고 있는데, 학생인권의 침해와 여가 문화의 억압 등의 근본 원인 또한 입시 위주의 교육 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우리는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의 교육제도 대신 중고생연대는 자체적인 교육제도 개혁을 제안하고 있다. 간략히 설명하자면, 초중등교육 과정에서 학생의 적성을 찾아주는 과정을 가르치고, 고등학교 과정에서는 학생이 찾게 된 적성만을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게끔 하자는 것이다. 학생은 학생이 원하는 것만 배우면서도, 사회에 나가서 충분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단체는 대중단체를 지향하고 있고, 또 우리가 주체가 되어서 의견을 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지부 개설도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이다. 학생들 요구가 아닌, 그저 진보교육감들의 치적 쌓기용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선 현장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악용하는 학생도 있고, 학생인권조례가 존재하는 지역 학생들의 절반 가까운 학생들은 아직도 학생인권조례라는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연대는 적어도, 중고생운동 만큼은 중고생이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출범부터 현재까지 결코 성인 회원을 허용하고 있지 않으며, 나도 성인이 되면 나가야 한다.(웃음) 역사상 모든 회원과 지도부는 전원 19세 이하였다. 중고생운동만큼은 중고등학생이 '주체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정당이나 전교조가 배후? 성인 후원 바라지도 않아- 공격적으로 활동했다면 성과가 하나쯤은 있을텐데.
최준호: "2014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진행된 '강원지역 강제보충야자 철폐 투쟁'이 가장 큰 성과였다. 당시 강원지역에만 100여명의 회원들이 있었는데, 이 회원들이 뭉쳐서 강원 전 지역의 강제 보충과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기 위한 투쟁에 돌입했었다. 서명운동과 실태조사, 기자회견, 캠페인 등을 벌이며 교육청을 설득하였으나, 교육청은 '우리 강원도에는 단 한 건의 강제 야자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내세웠었다.
그 때 도교육청 장학사가 중고생연대에 "법적으로 인정받는 단체도 아닌 주제에 어디서 교육청에 그런 요구를 하느냐" 등의 말을 했었는데, 이를 기점으로 매일 교육지원청 등의 기관 앞에서 1인시위를 펼쳤었다. 2015년 여름방학부터 강제보충야자가 철폐되지 않는다면 무기한 단식 농성과 수업 거부 등의 행동을 취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결국 서로 대화가 이어졌고, 중고생연대와 강원도교육청 간의 대화를 통해 2015년 여름방학부터 모든 강제보충야자를 철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상당수 강원도내 고등학교에서 강제보충야자가 사라졌으며, 일부 학교만이 교육청 지시를 거부한 채 강제보충야자를 이어가고 있는 상태이다."
- 사실 이런 활동에 좌파정당이나 전교조가 배후로 있다, 성인들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는다 등의 이야기를 꽤나 듣는 것으로 안다.
최준호: "'뒤에 배후가 있다' '누군가가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오직 중고생으로만 이루어져있는데, 추진력이 상당하다고 해서 그렇게 의심하는 것 같다. 사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굉장히 감사하지만, 잘못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을 만나서 바로잡아보고 싶다.사실 성인은 이 단체에 가입하지 못하고 후원만 가능하다. 성인 단체의 후원은 받지 않는다. 단체 설립 이후 성인이 모두 낸 금액을 따지고 보면 단 1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성인 후원은 바라지도 않고, 실제로 성인 단체에서 두어 번 정도 제안이 들어온 적이 있는데 단칼에 거절했다. 중고생연대를 만들기 전에, 내가 개인적으로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청소년위원회에 소속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를 근거로 몇몇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은데, 통합진보당 청소년 위원회 활동 당시에는, 오히려 통합진보당의 정책에 물들었다기보다는 우리 중고생연대가 청소년위원회의 추진 정책을 물들이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