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제3후보지 배치? 성주군민 모두 반대"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등 제3후보지 검토에 촛불 든 성주군민들 "한반도 배치 반대"

등록 2016.08.15 22:08수정 2016.08.1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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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국방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인 성주군 초천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국방부가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인 성주군 초천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 조정훈


성주군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국방부가 성산포대가 아닌 제3의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주군민들은 성주뿐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는 필요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성주군 내 염속산, 까치산 등이 아닌 성산포대에서 약 18km 떨어진 초전면에 있는 롯데 스카이힐 부지를 사드 배치 지역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현장답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이 부지는 178만㎡로, 96만㎡는 현재 198홀 골프장으로 운영 중이며 인근 임야 82만㎡는 9홀을 추가로 만들기 위해 매입해 놓은 상태다. 이곳은 해발 648m로 사드레이더의 안전성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무 차원에서 관련 현장을 다녀온 바 있다"면서도 "국방부의 성산포대 배치라는 기본 입장은 변함이 없지만 해당 지자체에서 성주 지역 내에 다른 부지 가용성 검토를 요청한다면 검토해 알려드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오는 1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제3의 후보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성주군 보수단체들이 제3후보지로 결정하라는 결의대회를 연 이후 유림 일부와 노인회 등에서도 제3의 후보지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a  최근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로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카이힐 골프장 입구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최근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후보지로 성주군 초전면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스카이힐 골프장 입구에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조정훈




하지만 성주군민들은 제3의 후보지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성주 어느 곳에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성주 사드'가 되기 때문에 성주뿐 아니라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가 배치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투쟁위 한 관계자도 "한민구 장관이 성주에 오더라도 제3의 후보지에 대한 일체의 논의는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 장관은 내려와서 성주군민들에게 사과하고 사드배치 후보지 평가표와 시뮬레이션 결과표를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성주군 유림들 중에도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가 제3후보지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오후 성밖숲에서 삭발식에 참여한 유지원 성주청년유도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 배치를 성주군 내 제3지역으로 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에도 배치해선 안 된다"며 "유림들 중 나이가 많은 분들 일부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특히 "삭발을 하는 것은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제3후보지를 이야기하면서 성주군민들을 이간질하려는 것은 결국 사드를 받아들이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a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34회 촛불집회가 15일 오후에도 진행됐다. 사진은 지난 9일 촛불집회 모습.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34회 촛불집회가 15일 오후에도 진행됐다. 사진은 지난 9일 촛불집회 모습. ⓒ 조정훈




15일 오후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나온 주민들도 제3후보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월항면에서 왔다는 양아무개(75)씨는 "성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며 "사드는 한반도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가천면에서 온 곽도경(54)씨도 "성주의 어느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며 "보수단체의 일부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또다시 사드가 아니면 대안을 제시하라고 한 데 대해서도 "왜 우리가 대안을 내놓느냐"며 "대통령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성주 사드배치철회투쟁위원회의 기본 입장도 사드 배치의 전면 철회라는 점에서 제3후보지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정영길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투쟁위의 입장은 사드 배치 철회"라고 강조하며 "제3후보지는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투쟁위는 현재까지 정부에서 공식적인 제안이 없었던 만큼 언론에 흘러나오는 보도만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정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정 위원장은 "여기(성산) 안 되는 걸 거기 가라고 할 수 없는 거 아니냐"면서 제3후보지 배치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어 "잘못된 행정절차를 해놓고 이제 와서 다시 저쪽이 적합지라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다"면서 "인구가 많은 밀집지역이라 여기는 안 되고, 인구가 적다고 (제3후보지가) 된다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쟁위는 정부와의 대화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정 위원장은 "소통의 물꼬를 트겠지만 한 장관이 오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겠다"면서 "한 장관은 잘못된 입지 선정에 대해 군민에게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상천 칠곡군의회 의원이 16일 사드 배치를 반대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지자 55명과 함께 새누리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겠다며 "한반도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성명을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군의원으로서 새누리당의 지지를 호소한 것은 새누리당이 우리 지역을 한 번 더 돌아보고 도움을 주리라는 믿음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믿음이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선거 때마다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최근 '사드 배치' 문제에서 보듯 우리 주민의 의견은 고려조차 않는 새누리당의 일방적 결정 또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꿈꾸는 저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사드 철회 #성산포대 #성주 제3후보지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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