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굴종', '종북몰이'엔 '성화'인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칭송한 채널A(8/12)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어서 화면은 김종인 더민주 대표 등 야당 대표들에게 "너무 정말 합리적이시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본 받고 싶은 분이어서" 등의 발언을 하는 이정현 대표의 모습을 자막과 함께 보여줬다. 보도는 계속 같은 패턴으로 진행된다. 기자가 이정현 대표의 화법을 소개하면 화면은 그 예시를 보여줬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화할 땐 한 자락을 깔며 얘기를 시작"한다고 기자가 소개하자 화면은 11일 청와대 오찬 자리에서 "늘 그렇게 해오셨지만, 그런 부분에도 조금 이렇게 반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리고요"라고 말하는 이 대표 모습을 비췄다.
다음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5.16 평가에 대한 정치권 공방이 벌어지자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눈물까지 흘립니다"라는 기자 설명, 그리고 "박정희에 대한 그러한 공 아닌 과오를 하는 평가를 하는 그 심정을 전화를 받으면서 제가 끊고 울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 대표의 화면이다. 보도 말미에서는 기자가 "친박 진영의 선두에서 늘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이정현하면 떠오른 건 바로 이 말"이라면서 "저 한번만, 저 한번만, 저 한번만 도와주십시오. 손 잡아주십시오 일하게 해주십시오"라고 외치는 이정현 대표의 선거 유세 장면이 연이어 전파를 탔다.
이정현 대표의 '화법'을 시종일관 칭송한 채널A <겸손과 걱정 사이 '이정현식 화법'>(8/12)은 도를 넘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지나치게 자세를 낮추고 야당에 대한 공격이나 '종북몰이'에 열을 올리는 이정현 대표의 '화법'은 찬사의 대상이 아니라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호위하기 위해 세월호 참사 당시 KBS 보도국장을 윽박질렀던 '보도 개입'의 충격도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는 물론, 우병우 민정수석 등 측근들의 비리와 횡포, 사드 배치에서 드러난 일방주의적 국정 운영 등 박근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을 친 지금, 그러한 청와대에 굴종하고 있는 여당 대표를 극구 감싸려는 채널A의 태도는 무리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TV도 만만치 않다. <금수저밭 새누리에 이정현발 '흙수저 바람'>(8/13)는 이정현 대표가 '흙수저 출신'이라며 추켜세우는 보도이다. 연합뉴스TV는 "호남 출신에다 재산, 배경이라곤 전혀 없는 이정현 대표가 당에 흙수저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라며 이정현 대표의 '흙수저 성공 신화'를 띄우고는 "한국의 최고 엘리트 집단이라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선출을 파격으로 보는 배경"이라며 이정현 대표의 당 대표 선출을 '파격'이라 강조했다.
연합뉴스TV은 14일과 15일에도 각각 <금주 '이정현표' 당직인선…탕평·파격?>(8/14), <이정현 또 파격…"슈스케 대선후보 뽑자">(8/15) 제하의 리포트를 통해 이정현 대표의 존재 자체를 '파격'으로 격상시켰다. <금주 '이정현표' 당직인선…탕평·파격?>(8/14)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최고위 모두발언 생략, 청와대 오찬회동 직접 브리핑 그리고 원내 몫인 당정회의 주재 등 기존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라며 이정현 대표의 탕평·파격 인사의 기대감을 드러냈고 <이정현 또 파격…"슈스케 대선후보 뽑자">(8/15)는 "이정현발 헤쳐모여, 정치권의 빅뱅 시나리오가 고개를 들 조짐입니다" 등 온갖 수식을 동원해 이정현 대표 체제의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연합뉴스TV 보도 역시 명백한 과잉 선전이다. 이정현 대표의 당선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대대적으로 세를 동원한 '친박계'의 지원이다. 공천 녹취록 파문과 우병우 수석의 비리 의혹으로 큰 상처를 입은 '친박계'가 위기감을 느낀 끝에 '충성스러운 보좌관' 스타일의 이정현 대표를 후보감으로 점찍었고 전폭적인 지원을 보낸 것이다. 특히 '오더 투표'는 새누리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계파 간 정치공작이 난무했음을 방증한다. 연합뉴스TV는 이런 배경을 전혀 설명하지도 않고 이정현 대표 선출을 '호남권 흙수저 대표의 정치혁신'으로 포장했다.
■ 민언련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 3 (8/12~15) Ⅰ TV조선의 종북몰이 보도․ TV조선 <북 주장 유사 '경기 815인 선언'>(8/15, 6번째, 신정훈 기자, http://me2.do/Fpzs5zsG), <야 의원 6명 "검토 못 해" 변명>(8/15, 7번째, 윤동빈 기자, http://me2.do/5F5uG5Kw)TV조선이 해묵은 '종북 마녀사냥'에 또 시동을 걸었다. 15일, TV조선 <북 주장 유사 '경기 815인 선언'>은 "지난 12일 한 일간지에 실린 전면 광고, '경기 815인 선언'"에 "진보를 자처해온 인사와 단체 회원 815명이 이름을 올렸"다면서 이 선언문에 "북한 주장과 같거나 유사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열을 올렸다. "조건 없는 5.24 대북 제재 조치 철회와 개성공단 전면 재가동, 사드 배치 결정 철회, 북한을 겨냥한 한미연합훈련 등 전쟁연습 중단 등"의 선언문 내용이 "줄곧 조건없는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해 왔고, 최근엔 22일부터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을 겨냥한 전쟁연습 이라고 규정하며 중단하라고 억지를" 부려온 북한 입장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반면 "북핵과 미사일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는 한 곳도 찾을 수 없습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보도 말미에는 "선언에는 옛 통합진보당 출신이 주축인 민중연합당 소속 16명이 서명했습니다. 통진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재연 전 의원도 눈에 띕니다"라면서 '종북몰이'의 단골 메뉴인 '통진당 출신' 프레임도 내세웠다. 다음 보도인 <야 의원 6명 "검토 못 해" 변명>은 "북한의 주장과 유사해 보이는 '경기 815인 선언'에는 야당의 현역 국회의원 6명이 참여해서 문제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라면서 선언문 발표에 동참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당 의원들에게도 '종북몰이'의 마수를 뻗었다.
황당한 주장이다. "조건 없는 5.24 대북 제재 조치 철회와 개성공단 전면 재가동, 사드 배치 결정 철회, 북한을 겨냥한 한미연합훈련 등 전쟁연습 중단"은 북한의 주장과 관련 없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강경 일변도 대북정책으로 인해 개성공단의 가동이 완전히 중단되고 민관의 그 어떤 교류도 단절된 지금의 상황에서는 그러한 대안이 더 절실하기도 하다. TV조선은 단지 이런 방법들이 북한의 주장에서도 나타난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경기 815 선언'을 '종북'으로 매도한 것이다. 특히 TV조선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을 겨냥한 전쟁연습이라고 규정"한 부분을 문제 삼았는데, TV조선 자사의 과거 보도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난 2월 10일, TV조선 <'김정은 제거' 사상최대훈련>(송지욱 기자, http://me2.do/FtVxOf37)은 3월 7일 있을 한미연한 군사훈련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무엇보다 북한의 수뇌부, 즉 김정은 제거를 목표로 한 참수 작전 훈련도 대대적으로 치러집니다" "북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다는 F-22 스텔스 전투기와 B-2 스텔스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해 무력시위를 하는 방안도 검토" 등 '서울 불바다'를 운운했던 북한의 조선중앙TV와 별 다를 것 없는 태도를 보였다. TV조선이야말로 가장 호전적으로 한미연합훈련을 '북한 겨냥 전쟁연습'으로, 심지어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전쟁연습'으로 묘사했던 셈이다. TV조선의 보도대로라면 TV조선 스스로가 북한의 주장을 받아 적은 '종북 매체'가 된다. 이런 조야한 논리가 온 국민이 시청하는 종합편성채널의 메인뉴스에 보도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다.
'통진당 출신' 및 '김재연 전 의원'을 앞세워 '종북' 이미지를 더 강화한 점도 이제는 식상할 정도다. 12일 발표된 '경기 815 선언'에는 국회의원 6인을 비롯, 김호겸·박옥분·안혜영·염종현·윤재우·김선임·안소희 의원 등 도내 시·도의원을 비롯해 정치·교육·노동·농민·여성·문화예술·종교·청년학생 분야의 주요인사와 고양·성남·수원·안양 등 경기지역 인사 828명이 참가했다. 민중연합당 인사들도 이 수많은 시민들 중 일부일 뿐이며, 민중연합당 출신 인사들도 당연히 남북관계 개선 및 평화통일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다. TV조선은 이런 보도가 나올 때마다 '통진당 출신'을 낙인찍어 버릇처럼 '종북몰이'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태이다.
■ 민언련 오늘의 좋은 방송 보도 (8/12~15) : 없음
* 모니터 대상 : 9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2부), 연합뉴스TV <뉴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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