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음식 반입 가능', 이런 카페가 있었네

서울 마포 민중의 집과 카페 엠

등록 2016.08.19 11:22수정 2016.08.19 11:2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카페 엠 안내 현수막 망원시장 내에 있는 카페엠 안내 현수막이다. 카페 엠은 망원시장 고객센터 1층에 위치해 있으며, 시장음식 반입이 가능하다.
카페 엠 안내 현수막망원시장 내에 있는 카페엠 안내 현수막이다. 카페 엠은 망원시장 고객센터 1층에 위치해 있으며, 시장음식 반입이 가능하다.홍지은

'음식물 반입금지'


우리가 커피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이다. 하지만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는 시장음식을 반입할 수 있는 커피점이 있다. 바로 망원시장 고객센터 1층에 위치한 카페 엠이다.

올해 1월 6일 문을 연 카페엠은 15명 남짓 들어갈 수 있는 자그마한 카페이다. 하지만 커피와 차 그리고 맥주까지 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카페 엠은 현재 '마포 민중의 집'에서 위탁운영 하고 있다.

마포 민중의 집은 마포 지역주민들이 모여 스스로의 삶을 가꾸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활동하는 지역공동체이다. 마포 민중의 집에서는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마포 민중의 집 오김현주 공동대표가 카페를 지키고 있었다.

카페엠이 생기기까지, 홈플러스 입점 투쟁의 역사

2011년 1월 홈플러스 합정점이 등록절차를 마친 이후, 지역상권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던 망원시장 상인들은 지역 46개 시민단체와 함께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그리고 홈플러스 합정점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마포 민중의 집도 함께 투쟁을 이어나갔다. 이 투쟁은 1년 6개월 동안 이어졌고, 2013년 2월27일 상생협약을 맺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

비록 홈플러스 합정점이 들어서는 것을 막진 못했다. 하지만 상생협약을 통해 세 가지 항목에 합의했다. 첫째, 홈플러스에서의 1차 식품 15개 품목 판매 제한. 둘째,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망원점 철수. 셋째, 홈플러스가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의 고객센터 부지를 매입해 줄 것.


이러한 상생협약에 따라 2015년 11월 30일 망원시장 고객센터가 개소하게 되었다. 개소 이후 1층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상업적인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시장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민중의 집에 운영을 위탁하게 된 것이다. 

오전 11시, 조금 이른 시간인지 이 카페의 유일한 손님이 되었다. 시원한 국화차를 마시며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동안 오김현주 대표는 카페 구석구석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탁자 위에서부터 창문, 냉장고 위까지 말끔하게 정리하고 난 후 인터뷰에 응했다.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지역 공동체 '민중의 집'

민중의 집이 홈플러스 합정점 저지 투쟁에 함께 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오김현주 대표는 "딱히 계기라고 할 만한 건 없다"고 답했다. 민중의 집은 이전부터 지역과 함께 하는 일을 해왔고,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도 마포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당연히 함께" 했다는 것이다.

지역과 함께 하는 일을 해 온 민중의 집인 만큼 카페엠에서 발생한 수익 역시 지역사회를 위한 일에 쓰고 있다.

현재 민중의 집은 서울에는 마포, 구로, 중랑에 있으며, 인천 서구, 광주광역시에도 자리잡고 있다. 오김현주 대표는 "각각의 민중의 집은 지역 특색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인천 서구 민중의 집은 공단 주변에 위치해 주로 공장 노동자와 외국인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공동체'답게 그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마포 민중의 집이 홈플러스 합정점 저지 투쟁에 함께 하고, 카페 엠을 운영하는 이유는 '우리 지역의 일'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 덕택에 망원시장을 살릴 수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 그리고 함께 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힘을 지닌 것이다.

카페 엠을 취재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망원시장을 둘러보았다. 아직은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물건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망원시장은 사람이 있는 '살아있는' 시장이었다. 재래시장의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 요즘. 지역공동체 마포 민중의 집 이야기는 많은 귀감을 준다. 
#민중의 집 #망원시장 #카페 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2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3. 3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4. 4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미국에 투자한 한국기업들 큰일 났다... 윤 정부, 또 망칠 건가
  5. 5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10만4천원 결제 충분히 인식"... 김혜경 1심 '유죄' 벌금 150만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