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성주군민들의 41번째 촛불집회가 열린 22일 오후 성주군청의 불이 모두 꺼져 있다. 김항곤 군수는 이날 오전 사드 배치 지역으로 제3후보지를 검토해줄 것을 국방부에 요청한 뒤 촛불집회에서 전기 사용을 하지 못하도록 해 원성을 샀다.
조정훈
국방부에 사드 배치 지역으로 성산포대 대신 제3의 후보지를 검토해 달라고 요구한 김항곤 성주군수가 촛불집회에 앞서 군청 문을 걸어 잠그고 전기와 화장실 이용마저도 막아 군민들의 비난을 샀다.
을지훈련 첫날이기도 한 22일 오후, 김 군수는 주민들이 촛불집회에서 전기와 수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군청 내 모든 출입문을 잠그도록 지시했다. 을지훈련을 통해 비상사태 시 위기관리 대응능력을 점검해야 하지만 모든 행정을 마비시킨 것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촛불을 들어야 했고 투쟁위는 인근 식당 등에 협조를 구해 대체 화장실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투쟁위는 결국 발전기를 임대해 최소한의 조명과 음향장비만을 사용해 집회를 열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1200여 명의 주민들은 촛불을 들고 '애국가' 대신 '고향의 봄'을 합창하고 김항곤 성주군수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이재동 투쟁위 실무위원은 "문을 잠그고 전기를 끊고 화장실을 막아도 사드를 막아내기 위한 우리의 촛불은 계속될 것"이라며 "성주군수는 치졸한 행동을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저들은 30여 명이 모여 제3후보지를 건의했지만 우리들은 200여 명이 모여 반박 기자회견을 가졌다"며 "결국은 촛불을 든 우리가 김항곤 군수를 이겼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매일 언론브리핑을 하는 배윤호씨는 "김항곤 군수가 제3부지 요청도 독단적으로 하더니 주민들의 촛불마저도 방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불빛이 어둠속에서 더 빛이 나듯 우리의 사드 철회 운동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