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명가의 조청
방관식
오늘날 서산명가를 있게 해준 일등공신인 조청은 그 옛날 할머니가 해주시던 맛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다. 직접 농사 지은 쌀과 검은 쌀로 지에밥을 짓고, 정성스레 키운 보리로 엿기름을 만들어 섞은 후 24시간을 꼬박 끓이면 걸쭉한 조청이 탄생한다. 어머니에게 배운 전통방식을 고집하는 터라 설탕이나 인공감미료는 사절이다. 그래서 서산명가의 조청은 쉽게 싫증이 나는 가벼운 단맛이 아니라 여운이 오래 남는 묵직하고도 든든한 달콤함을 가진 걸작 중 걸작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구절초 조청부터 기침과 가래 해소에 효과가 있는 도라지 조청,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기운을 북돋는 수수·당귀 조청, 감기 예방에 도움을 주는 생강 조청, 스트레스와 피로 해소에 좋은 민들레·쑥 조청, 그리고 어릴 적 가래떡을 찍어 먹던 쌀 조청 등 갖가지 기능을 가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 인터넷과 언론 등을 통해 맛과 효능이 입증되면서 서산명가의 조청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호주 등지의 교포들에게도 인기 상품으로 통한다. 이런 탓에 명절이면 택배 송장 쓰랴, 조청 만들랴 엄청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최 대표는 누가 뭐래도 6차 산업의 작은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는 인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최 대표는 아직도 자신을 시골아낙이라 여긴다. 6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지만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눈을 비비고 다시 본다.
그만큼 변한 탓이다. 시골아낙이면 어떻고 잘나가는 여성CEO면 어떠랴! 도비산 자락에서 평생 농사를 지었고, 조청 하나밖에 잘하는 것이 없다는 그녀가 만든 조청은 정말 끝내주게 맛있다. 이것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최영자 대표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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