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 교회신자를 여러 해 동안 상습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직 목사는 "추행이 아니고 치유다"며 "딸 같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대했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 P교회 담임목사 B(61)씨는 29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여성 신자의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A목사는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졌다.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게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A목사의 상습 성추행은 이날 <경남CBS>가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A목사는 20대 여성신자 2명을 모텔과 집, 교회 등에서 성추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신자 B(26)씨는 지난해 6월 A목사와 통영 출장을 갔다 오는 길에 1실 1주차 시스템의 '무인텔'에 들렀다고 했다. B씨는 A목사가 "아는 권사가 모텔을 하려고 하는데 어떤 곳인지 알아보고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A목사가 모텔 비용을 결제했고, 거절했지만 '올라와 보라'고 했다는 것. B씨는 A목사가 모텔에서 입을 맞추고 껴안고, 옷을 걷어올린 뒤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성신자 C(26)씨도 B목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13년 12월경, C씨는 당시 교회 간사를 맡고 있었다. 당시 C씨는 위와 장이 좋지 않았는데, A목사가 "치료가 될 수 있는 마사지를 해주겠다"며 사택으로 불렀다는 것.
C씨는 A목사가 처음에는 자신의 브래지어만 남긴 채 윗옷을 벗게 하고 배를 마사지했고, 나중에는 브래지어를 풀고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C씨가 놀라서 소리를 지르자 A목사는 "딸아, 괜찮다. 마사지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다"며 20~30분 정도 계속 마사지를 했다고 밝혔다. A목사는 "외롭다"거나 "힘들다", "남자친구랑은 진도가 어디까지 나갔느냐" 등의 말을 해 성희롱도 했다는 것.
A목사는 2014년 겨울, 부산에서 열린 컨프런스 행사 때 C씨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엉덩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B씨와 C씨는 친구 사이다. 두 사람은 자신이 겪은 고통을 털어놓으면서 서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뒤 두 사람은 A목사를 찾아가 항의했다.
피해여성들은 A목사의 즉각 사임을 요구했다. 그러나 A목사는 지난 7월, '국내 선교 파송' 형태로 피해여성들을 교회에서 내보냈다.
그리고 지난 21일, 두 피해여성은 C씨 어머니와 함께 목사 부부가 있는 자리에서 성추행 사실을 이야기하며 사임을 요구했다. 기독교 주요 교단의 경남지역 '노회장'을 맡고 있는 목사는 "오는 10월 노회장 임기가 끝나면 물러난다"고 말했다.
경남CBS에 따르면, 피해여성은 "그동안 목사에 대해 부정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죄라고 생각하게끔 훈련을 받았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이는 목사님을 하나님처럼 믿고 섬겼다"고 말했다.
A목사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졌다.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으면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며 "머리 치료 중에 있다. 스트레스 받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성추행은 아니다. 처음 아가씨(C씨)는 치유였다. 뒤에는(B씨) 딸 같은 아이였다. 사랑이다"며 "부모가 아이들한테 하는 것과 같다. (성추행을) 하려면 다른 데 가서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장 갔다 오다 모텔에 들른 것은 맞느냐"는 물음에, A목사는 "지나가다 들렀다. 처음에 한번 보고 오려고 갔다. (모텔에) 들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목사는 "법적인 문제로 가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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