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후 맥락 자른 채 김용익 의원 발언을 ‘부적절 발언?사례’로 소개한 MBC(9/8)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렇게 2건의 보도로 목소리를 높인 MBC의 주장은 사실상 '국감 무용론'을 주장하는 새누리당의 입장과 동일하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와 청문회 때마다 '야당의 대정부 정치 공세'라며 야당을 '발목 잡는 야당'으로 몰아붙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박근혜 정부의 치부를 덮으려 하고 있는데 이는 국정감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MBC가 국정감사를 비판하기 위해 2건의 보도에서 인용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여당은 '지역 돌보기'에 몰두했고 피감기관은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증인들은 무더기로 불출석했다. MBC는 이러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추궁하는 대신, 여당의 입장에 따라 국정감사에 '증인 과다' '막말' 등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심지어 MBC는 왜 야당이 많은 증인을 채택하는지 그 이유는 설명하지도 않은 채 '야당이 무더기 증인을 채택해 정치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라는 여당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보도했다.
MBC 보도에서 김태흠 의원이 '정치적인 공세'라고 규정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3차 청문회에도 불참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각종 책임을 회피했다. 국정감사가 아니면 그들과 관련된 의혹을 규명할 절차나 기회가 없다.
입법부(국회)는 행정기관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그리고 상시청문회법이 대통령 거부권에 막힌 지금, 국정감사는 국회가 이 의무를 행사할 유일한 수단이다. 1년에 딱 한 번의 국정감사를 이것을 해내야 하는 것이다. 증인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특히 2016년 현재, 서별관회의는 물론, 백남기 농민 사건, 국정원의 기획 탈북 의혹, 이정현의 세월호 참사 보도개입, 세월호 참사 특별법 개정, 우병우 민정수석 비위, 스폰서 검사 등 사법부의 총체적 부패 등 국회가 진상을 파악해야 할 현안이 너무 많다. 당연히 증인 수도 많아야 정상이다. MBC는 사실상 '국감 무용론'으로 정부의 수많은 책임을 얼버무리려는 여당 측 주장만 확대재생산하면서 이미 기본적인 공정성을 내던졌다. 국정감사를 비판하기 위해 동원된 사례들에 대한 왜곡은 말할 것도 없다.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9/8) 2Ⅰ최경환 의원 논란에 침묵한 지상파 3사최경환 의원이 청문회에 불출석하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급차가 교통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을 받는다면 응급환자의 생명을 제 때 구할 수 없다"며 서별관회의의 결정을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충분히 논란을 일으키는 사안이었지만 지상파 3사는 최경환 의원의 불출석과 최경환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 논란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JTBC, MBN, YTN, 연합뉴스TV는 최경환 의원 소식을 다뤘다. MBN은 제목부터 <최경환 없는 '최경환 청문회'>(2번째, 김은미 기자, http://bit.ly/2cIcxqB)로 뽑았다. MBN은 "정작 청문회에선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한 홍 전 회장보다 최 의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며 최경환 의원의 불출석을 지적했고, "적반하장 식으로 이렇게 뒤에서 이야기하고, 이건 정말 좋지 않은 모습이에요. 이 자리에 있는 후배 공무원들, 그런 모습 배우지 마십시오!"라고 최 의원을 비판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모습도 보여줬다.
JTBC는 <서별관회의 '맹탕 청문회' 자료도 없고 증인도 없고…>(톱보도, 이화종 기자, http://bit.ly/2ci9Mv3)에서 "대규모 분식 회계를 한 대우조선해양에 어떻게 4조 2000억 원을 지원했는지 의혹을 규명하자고 연 청문회였지만 핵심 증인과 주요 자료가 다 빠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청와대 서별관회의의 핵심멤버였지만 청문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라며 서별관회의 의혹과 최경환 의원 불출석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YTN과 연합뉴스TV는 "야당 의원들은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의 출석, 서별관 회의록 제출 등도 요구"했다는 식으로 간략히 최경환 의원 불출석을 언급하는 데 그쳤다.
■ 오늘의 나쁜 방송 보도(9/8) 3Ⅰ한일정상회담 후속보도 없는 JTBC 이외의 모든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7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에서도 소녀상의 문제를 포함해, 계속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위한 노력을 부탁"한다며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에게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압박했다. 당시 9개 방송사는 이 발언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사들은 한일 정상이 "북핵 물용, 미사일 도발 규탄"에 한 목소리를 낸 사실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는 8일에도 마찬가지였다. 7일 청와대 브리핑이 저녁종합뉴스 시간대인 8~9시보다 늦게 나와 7일 보도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감안해도, 8일까지 침묵한 방송사들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8일 아베 총리의 위안부 합의 및 소녀상 관련 발언을 보도한 방송사는 JTBC뿐이다. JTBC <"아베, 박 대통령에 소녀상 철거 요청">(12번째, 김상진 기자, http://bit.ly/2ciMSUC)는 "약속대로 일본 정부가 10억 엔을 지출했으니, "소녀상 문제를 포함해 합의의 성실한 이행을 노력해달라"고 말했다"는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를 인용한 뒤 "아베 총리의 요구에 대통령이 침묵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면합의가 없다면 침묵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야권의 비판도 전했다.
반면 나머지 8개 방송사는 여전히 보도가 없었다. 지상파 3사는 오히려 아세안 국가들과 한국 미국 중국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을 규탄하는 내용의 '비확산 성명'이 처음으로 채택했다며 또 박근혜 대통령을 칭송했다. 특히 KBS <북 핵‧미사일 규탄 '비확산 성명' 채택>(톱보도, 최동혁 기자, http://bit.ly/2ccu3BB), MBC <'비확산 특별성명'…"북 변하게 해야">(톱보도, 조영익 기자, http://bit.ly/2cKO0Ta)는 모두 톱보도에서 순방 외교 마지막 일정을 다시 '대북제재 공조'로 마무리 지은 박근혜 대통령을 칭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