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에 맛본 제주도 먹거리입니다. 사진 왼쪽 위부터 잡곡과 팥으로 만든 모메기떡, 전복 삼계탕, 해물 라면, 보리빵 따위입니다.
박현국
제주도의 자연은 보이는 그대로 감동이었습니다. 한 가운데 높이 솟은 한라산, 비스듬히 펼쳐진 넓은 초원, 군데군데 380곳에 이르는 오름들, 멀리 섬인 듯 떨어져 있지만, 높은 곳에 올라 내려다보자 바닷물의 힘으로 가늘고 긴 띠로 섬이 이어져 있기도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자연뿐만 아니라 제주도에 얽힌 인간의 역사는 또 다른 감정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오래전부터 제주도에 가해진 조정의 탄압이나 세금, 조공 따위로 제주도에 사는 남자들은 바다로 나가 고기를 잡거나 말을 키워야 했고, 여자들은 물속에 들어가 전복이나 조개를 비롯한 해산물을 따야 했습니다. 또한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제주도는 4·3사건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고, 상처를 안아야 했습니다.
제주도에 가해진 이러한 슬픔과 아픔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제주 사람들의 끈질긴 집념과 고난을 통해서 단련된 정신은 제주도에 새로운 힘으로 작용했습니다. 일찍이 제주도를 떠나 멀리 연해주에서 일본, 한반도 여러 해변에 진출한 해녀들이나 4·3사건을 피해 일본 오사카 등으로 떠난 제주도 사람들은 악착같이 일해서 얻은 자신의 수입을 제주도를 위해서 흔쾌히 내놓기도 했습니다.